[발표][논평] 비민주적 ‘꼰대’, 김인철 교육부 장관 지명을 철회하라

2022-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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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비민주적 ‘꼰대’, 김인철 교육부 장관 지명을 철회하라


곧 임기를 시작할 윤석열 정부의 새로운 교육부 장관 후보로 김인철 전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이 지명되었다. 하지만 부적절한 언행과 의혹이 보도되며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는 특히 김인철 장관 후보가 총장 시절 보인 비민주적이며 꼰대스러운 모습에 큰 우려를 표한다.

4월 15일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인철 장관 후보는 한국외대 총장으로서 총학생회장과의 면담 중 “가만히 있어”라고 하대를 하고, 항의를 받자 “반말을 할 수도 있는 거지”라고 대꾸한 바 있다.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는 학생이 “김인철은 다섯 학과 체제 유지 보장하라”라는 문구를 피켓에 적은 걸 놓고서는 “내가 네 친구야? ‘김인철은’?”이라고 흥분하여 트집을 잡기도 했다. 같은 보도에는 신입생 환영회에서 김 후보가 ‘학생을 이 사회가 요구하는 우수한 상품으로 배출하겠다’라고 연설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또한 다른 언론 보도에서는 ‘학교의 주인은 저(총장)입니다’라는 발언이나, ‘학생에게 반말은 기본에 학생들을 아랫사람 부리듯 대했다’라는 증언이 소개되기도 했다.

김인철 장관 후보의 이런 언행은 학생을 평등한 인간이자 교육 주체로 존중하고 대우하려는 민주적·인권적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 자기가 윗사람이고 학생은 아랫사람이라는 나이주의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꼰대 마인드’가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은 2020년부터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캠페인을 진행하며 우리 사회와 교육에서의 나이주의와 수직적·권위주의적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애써 왔다. 우리는 교육부 장관에게 요구되는 조건 중 하나는 학생의 인권이 중요함을 알고, 민주적인 학교 문화와 구조를 추구하는 가치관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김인철 장관 후보의 과거 전적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제대로 이해나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게 한다. 우리는 학생들이나 나이 어린 사람, 지위가 낮은 사람을 상대로 ‘꼰대질’을 하는 교육부 장관을 바라지 않는다.

이 외에도 김인철 후보에 관하여 많은 의혹과 문제점이 드러나고 있다. 특히 대학의 비리에 관해 정부 감사를 무마하려 하고 처벌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나 총장으로서 대기업 사외이사를 겸직한 이해충돌 의혹 등은 많은 권한과 재정을 운용하게 될 고위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이유가 되기 충분하다.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가 김인철 교육부 장관 후보 지명을 철회하고, 학생들의 교육권을 실현하고 인권을 존중하는, 민주적인 정책 집행에 적합한 교육부 장관을 찾아 임명할 것을 요구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및 인수위는 ‘능력만 보겠다’라고 인사 방침을 밝혔으나 교육부 장관 후보의 예를 비롯해 지금까지의 결과는 그 능력주의가 얼마나 얄팍하고 모순적인 것인지만 드러내고 있다. 이는 결국 윤석열 당선자와 국민의힘 등이 이야기하는 ‘능력’이란 과연 무엇인지 묻게 하고, 객관적인 능력이란 있을 수 없으며 기득권을 정당화하는 언어가 되기 쉬움을 알게 해준다. 우리 사회와 교육에 필요한 것은 능력이란 말로 포장된 꼰대, 기득권 인사가 아니다. 인권과 다양성, 자유와 평등의 정신을 실천하고 실현할 수 있는 인사이고 민주적 참여를 통해 함께 정치와 정책을 만들어갈 인사이다. 교육부 장관은 적어도 나이 어린 사람 및 학생에게 존댓말 정도는 쓸 줄 아는 사람이기를 바란다.


2022년 4월 21일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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