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서울학생인권조례지키기 공동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문]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를 지켜내기, 88만 서울 학생들과 천만 서울 시민께 호소합니다.

2023-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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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6일,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서울학생인권조례지키기 공동대책위원회>의 출범 기자회견이 진행되었습니다. 지금 서울시의회에는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청구하는 안이 올라가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가 있어도 학생인권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있는 조례조차 없애려 드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암담한데요. 게다가 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한다며 드는 이유들도 황당한 가짜뉴스이거나 차별·혐오의 논리인 경우가 많습니다. 서울 학생인권조례 폐지를 막기 위한 공대위 출범 기자회견에 지음 활동가들도 함께했습니다. 앞으로 지음에서는 학생인권조례의 후퇴를 막고 학생인권법 제정 등의 진전을 요구하는 활동에 나설 계획입니다.




[서울학생인권조례지키기 공동대책위원회 출범 기자회견문]

서울특별시 학생인권조례를 지켜내기, 88만 서울 학생들과 천만 서울 시민께 호소합니다.

 

◯ 서울 학생인권조례는 2011년, 서울시민 11만 4천여 명이 조례 청구에 동참해 그중 9만 7,702명의 유효 서명으로 주민 발의에 성공했습니다. 그 후 서울시의회에서 수개월의 논의와 시민사회단체의 제정 운동 끝에 12월 19일 서울시의회에서 가결되었고, 2012년 1월 26일 서울시교육청이 공포했습니다.

 

◯ 이후 이날을 서울학생인권의 날로 정해 매년 기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뜻깊은 날을 축하해야 할 오늘, 일부 극단적인 보수, 혐오 세력 등의 호도에 의해 폐기될 위기에 처한 서울학생인권조례를 지키기 위해 200여개의 시민사회, 인권, 교육, 노동 단체들이 엄혹한 날씨만큼 무거운 마음으로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 학교마다 학생 인권이 보장되는 정도에 차이가 있지만, 학생인권조례는 학교의 모습을 많이 바꿔 놓았습니다. 두발·복장 규제와 체벌 등 학교의 ‘당연한’ 관행처럼 여겼던 것들이 ‘그러면 안 되는’ 것으로 인식되기 시작했습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교에서 존중해야 하는 최소한의 권리들에 관한 기준을 마련했습니다. 학생들에 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하는 경우 이를 구제할 수 있는 종합적인 체계도 마련되었습니다. 인권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여러 노력들은 인권 친화적 학교 공동체(학생, 학부모, 교사, 지역주민)를 실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그러나, 서울 학생 인권에 제동이 걸렸습니다.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고 성문란을 부추긴다는 까닭을 들어 서울학생인권조례 폐지를 추진하고 있는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폐지 범시민연대’(가칭, 이하 시민연대)가 6만 4천 명의 서명이 담긴 학생인권조례 폐지 청구인 명부를 2022년 8월 18일 서울시의회에 제출했고 현재 청구 심의 절차가 거의 마무리되었습니다. 청구 심의를 통과해 서울시의회가 가결하면 서울학생인권조례는 폐지됩니다.

 

◯ 학생인권조례가 폐지되면 조례에 의해 만든 학생 인권 침해를 구제할 수 있는 여러 기구들이 없어질 것입니다. 또한 학생 자치, 인권교육, 소수자들에 대한 차별 금지는 위축될 것입니다. 학생 인권을 보장할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이 사라져 용의복장규제 등 부당한 학칙이 지금보다 더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제 겨우 싹튼 ‘미성숙하고 훈육해야 하는 존재로 여겼던 학생을 온전한 시민으로 존중’하려는 인권 문화가 위협받을까 두렵습니다.

 

◯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9월, 서울, 충남에서 진행되는 학생인권조례폐지 시도에 대해 “인권조례는 헌법이 명시하는 국가의 기본권 보장 의무 및 지방자치의 원리, 그리고 국제 인권규범에서 강조하는 국가의 인권보장 의무를 지역 단위에서 구현하고자 하는 것으로, --- 중략 --- 이를 폐지, 축소하는 것은 지금까지 우리 사회가 인권적 가치실현을 추구해 온 것에 역행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의견을 표명하였습니다.

 

◯ 이에 앞서 2018년 4월, 빅터 마드리갈 볼로즈 유엔인권이사회 성소수자 특별보고관도 충청남도의회의 인권조례 폐지와 관련 긴급 서한을 보내 “반인권 집단의 압력으로 현재의 법적·제도적 인권 토대를 해체한다면 중대한 우려를 낳는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 우리 사회에서 두발 자유, 체벌 금지 등 학생 인권 의제가 공론화된 지 20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청소년 인권 운동 및 교육 운동을 통해 전국 6개 지역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고 가정 내 체벌을 금지하는 민법 개정도 이뤄졌으며 ‘만 18세 선거권 연령 하향’, ‘만 16세 정당 가입 연령 하향’ 등 청소년 참정권도 진일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학생 인권에 대한 사회적 이해 부족, 학생·청소년이라는 비(非)시민적 지위로 인한 소수성, 일부 지역에만 적용되고 이행을 강제하지 못하는 조례 형식의 법적·제도적 한계, 여전히 인권과 민주주의는 교문 앞에서 멈추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 올해는 조선소년운동협회가 어린이날 1주년을 맞아 ‘어린이 선언’을 한 지 10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제 서울학생인권조례를 넘어 학생인권법을 제정해도 하나 이상하지 않을 때입니다. 그런데 서울학생인권조례조차 폐지하겠다니 일부 보수 진영의 주장은 참담하기만 합니다.

 

◯ 공대위는, 오늘 출범을 시작으로 어린이-청소년들의 기본적인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뜻을 함께 하는 서울의 모든 학생, 학부모, 교사들 및 시민들과 서울학생인권조례를 지키는 범시민 운동을 전개해 나갈 것입니다. 시민들과 학생들을 상대로 이 사실을 알리고 조례지키기 서명운동, 유엔 인권기구와 세계적인 인권단체에도 조례지키기에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할 예정입니다. 100년 전 12만 장의 전단지에 어린이 권리를 새겨 뿌리며 시작된 어린이-청소년 인권 운동의 역사는 오늘을 기억할 것입니다.

 

● 우리는 시의회와 서울시교육청에 엄중히 촉구합니다.

◾ 서울시의회는 학생들의 인권 보장을 위해 서울학생인권조례 폐지하려는 모든 시도를 의회의 고유한 권한으로 멈추게 해 주십시오.

◾ 서울시교육청은 서울학생인권조례를 지키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쏟아 주십시오.

 

 

2023년 1월 26일

서울학생인권조례지키기 공동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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