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지음][뚝딱 지음 73호] 능력과 무능력의 틈새에서, 나와 우리 안의 능력주의에 대해

202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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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편지💌] 은설의 능력잡담

- 능력과 무능력의 틈새에서, 나와 우리 안의 능력주의에 대해



안녕하세요, 이렇게는 처음 인사드리네요. 책임활동가 은설입니다. 책임 있게 활동하고 있느냐 하면 그날그날의 건강에 따라 다르지만 ^_ㅠ 여하튼 2020년 하반기 즈음부터 지음의 이모저모를 챙기며 꾸준히 활동하고 있어요.

지음과 오래 함께해온 분들은 일부 아실텐데, 제가 실은 그리 건강하지 못한 몸과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중입니다. 그런 만큼 청소년인권운동에 참여하는 데에도, 다른 활동을 하는 데에도, 일상을 꾸려가는 데에도 일정 이상의 어려움을 겪으면서 질병인의 삶을 만들어 나가고 있죠. 때문에 활동이 필요로 하는 여러 감각과 경험 중 어떤 부분은 굉장히 뾰족하고 민감하지만, 또 다른 몇 가지 영역은 너무 뭉툭하거나 둔감한 채로 일과 사람의 많은 문제들과 맞닥뜨리고는 하구요.

몸과 마음이 오래 여러 군데 아프다 보면 내가 가지거나 가지지 못한 능력, 그리고 그것들이 사회에서 어떻게 비쳐 보이는지 꾸준히 생각하게 됩니다. 예컨대 어떤 자리에 시간을 지켜 도착하거나 어떤 일을 주어진 시간 안에 끝내는 게 어려운 사람은 이를 시도하는 것만으로도 불성실한 사람이 되고, 이를 솔직히 이야기하면 특정한 일이나 활동을 해내지 못할 무능력자, 제때 말하지 못하면 신뢰하기 어려운 사람이 되겠죠. 반면에 아픔의 반복과 심화를 두고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얻을 수 있는 관점과 사유를 머릿속에서 원활이 끄집어낼 수 있을 때, 이는 저만의 훌륭한 능력으로 평가받을 거구요.

능력주의를 기회가 될 때마다 비판하는 우리지만, 상존하는 우리 안의 능력주의에 대해서는 누구든 어떻게 다뤄야 할지 또 어려워하는 게 청소년인권운동 뿐 아니라 운동사회 전반이 가진 오래된 과제라는 생각을 자주 해요. 그래서 그런 문제들에 대한 제 고민을 종종 이 자리를 빌어서나마 소개하고, 나눠볼 생각입니다. 다소 울퉁불퉁한 사유의 조각들이지만, 조금씩 이어가다 보면 어딘가 닿지 않을까 하는 바램을 얹으면서... 오늘은 앞으로의 이야기를 잠시 예고하고, 이만 물러가려 해요. 다들 무탈히 선선한 가을을 온전하게 즐길 수 있길!



🔸 '은설의 능력잡담'은 책임활동가 은설이 '능력'에 관한 고민과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하는 코너입니다.
🔸 사진 설명 : 지난 2024년 12월 25일 국가인권위 앞 평등으로 가는 수요일 집회에서 은설 활동가가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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