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지음][학부모신문] 답답하거나 억울한 학생은 어디로 가야 할까

2025-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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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하거나 억울한 학생은 어디로 가야 할까

 

몇 년 전부터 ‘교권’을 걱정하며 여러 법도 개정되고 학교에서 일어나는 여러 갈등이나 상황들도 ‘교권 침해’로 신고되고 있다. 그런데 (교권이라는 개념 자체의 부적절성과 부정확성도 있고) 이게 교권 침해라며 구제받을 일인가 고개를 갸웃하게 되는 사례들도 자주 눈에 띈다. 예컨대 학생이 다른 학생들과 교사에 대한 ‘뒷담’을 했는데, 이를 우연히 알게 된 교사가 교권 침해라고 신고한 사건이 언론에 보도됐던 적이 있다. 기분이 상했을 수야 있겠으나 이것이 권리를 침해당했다고 신고할 일일까? 만약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렇게 묻고 싶다. “그럼 교사들이 학생 ‘뒷담’을 했을 때 학생은 어디에 신고를 할 수 있습니까?”

 

사실 학생들은 자신의 인권이 침해당하거나 부당한 일을 당했을 때 찾아갈 만한 창구가 마땅치 않다. 교육청에 민원을 낼 수는 있지만 민원은 학생의 권리를 지켜주고 구제해야 한다고 규정된 절차가 아니다. 학생인권 문제로 교육청 민원을 냈더니 “학교에 물어보니 학교장은 이렇게 답변했다, 학교에서 잘 소통해 봐라”라는 답변만 받았다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아동학대로 신고하여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경우는 극히 제한적이다. 웬만큼 정도가 심하고 비상식적이지 않으면 아동학대가 아니라고 판단받곤 한다.

 

억울한 일을 당하게 된 원인이 특정 개인이 아니라 학교의 규칙이나 관행일 때는 더 난해하다. 가령 학생들이 만든 신문이 배포 금지와 압수를 당했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학생의 휴대폰을 한번 압수하면 학기 말에나 돌려주는 학칙, 정해진 기간이 아니면 외투를 못 입게 하는 학칙은 어떻게 고칠 수 있을까.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역에서는 학생인권센터/옹호관을 통해 상담하고 시정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 외 지역에서는 거의 방법이 없다.

 

학생인권 실태 조사와 구제 기구가 담긴 학생인권법

 

교사의 권리와 학생의 권리 사이의 균형을 말하는 꾸밈말들은 흔하지만, 정말로 기계적인 균형을 맞추려면 학생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제도가 지금보다 훨씬 더 강화되어야 마땅하다. 단적으로, 교원의 지위를 위한 특별법도 있고, 교권 침해에 대한 신고·구제 절차도 있지만 학생의 권리를 위한 그런 제도는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교사에 의해 학생의 인권이 침해당한 일인데도 오히려 인권 침해나 부당한 행위에 항의한 학생이 교권 침해라며 처벌받는 경우도 일어난다. 교사 행위의 정당성을 따질 수 있는 길이 별로 없기 때문에 학생의 행위만 판단 대상이 되고 지도에 불응했다거나 항변했다는 것이 교권 침해가 된다. 진지하게 논하면 ‘교권’으로 이야기되는 내용과 학생의 권리(인권)는 서로 성격과 층위가 달라서 단순 비교해선 안 되겠으나, 적어도 ‘균형’을 입에 담으려면 이런 ‘불균형’부터 직시해야 한단 말이다.

 

‘교권 침해’는 교원단체에 의해서든 교육청에 의해서든 실태 조사도 이루어지고 매년 통계도 나오지만, 학생인권 침해에 대한 실태 조사는 드문드문, 국가인권위원회나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역에서만 이루어진다. 구제 기구가 없으니 공식적 침해 통계도 나올 수 없다. 이렇게 학생인권 침해에 무관심하니 사회적으로도 더더욱 학생인권이 조명받지 못하고 지지받지 못하는 악순환이 되풀이된다. 이런 문제의식 아래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은 카카오톡 오픈채팅(https://open.kakao.com/o/gRt3eLZh)을 통해 어린이·청소년인권상담소를 열었다.

 

물론 민간 단체만이 아니라 정부 차원의 노력과 정책이 필요하다. 인권 침해를 당한 학생, 답답하고 억울한 일이 있는 학생이 도움을 구할 수 있는 구제 기구를 만들고, 정기적으로 실태 조사를 하자는 것이 바로 학생인권법이다. 현재 국회 교육위원회에는 학생인권법안이 두 건 발의되어 있으며, 이제 2026년이면 학생인권법이 국회에 처음 발의된 지 20년이 된다.


- 작성 : 공현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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