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에 즐겨 듣던 노래가 있었습니다. 일리닛의 “학교에서 뭘 배워”입니다. 그 중 후렴부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학교에서 못 배워 / 학교에서 못 배워 / 학교에서는 딴 걸 배워 / 친구를 밟고 올라서는 방법 / 남들과 똑같아지는 방법 / 적당히 거짓말 하는 방법 / 반복 반복 it's a cycle / 궁금해하지 않는 방법 / 폭력에 익숙해지는 방법 / 몰래 숨어서 조는 방법 / 반복 반복 it's a cycle
15년 전 노래인데 왜 하나도 어색해 보이지 않을까요? 저는 요즘 저 말들 중에서도 “폭력에 익숙해지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학교라는 것에 크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레 이후 학교는 많이 바뀌었고 가시적인 폭력도 많이 줄어들기는 했습니다. 그래도 폭력을 교육이라고 우기는 일들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고, 그래서 학생분들은 폭력에 익숙해지는 법을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서 수업시간에 체육복을 안 입고 온 학생들을 이유로 반 전체에게 오리걸음을 시키는 일들이 있었습니다. 학생들의 말을 듣고 저는 학생인권구제팀에 연락했습니다. 하지만 전북학생인권조례에서 인권구제 관련 조항이 삭제되고 전북교육인권증진기본조례에 조사항목에서는 피해 당사자가 인권구제를 신청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피해학생들이 신고하지 않으면 조사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관련하여 해당 교사에게 비교육적인 방법이니 다른 방법을 고민해보라고 안내했습니다. 그 뒤 체육교사는 오리걸음 대신 팔벌려뛰기를 시키고 있다고 합니다. 후에 일부 학생들은 오리걸음에 대해 “자신들이 잘못한 부분도 있고, 체력단련으로 좋은 의도로 시킨 일이기 때문에 이해한다”는 대답을 했다는 말도 들었습니다. 실제로 이 교사는 많은 학생들이 좋아하기도 합니다. 나중에 학교폭력을 당한 또다른 학생이 신고를 철회한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그 이유를 물으니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자기가 잘못한 부분도 있고, 때린 사람이 좋은 일도 많이 하는 사람”이라고 했습니다. 물론 가해 교사나 가해 학생이 좋은 사람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이 폭력을 용인해 주는 이유가 돼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장애인에 대한 폭력, 가정폭력, 성폭력, 성소수자에 대한 폭력 등 소수자에 대한 폭력들은 여전히 존재하고 그 이유 중 하나는 피해자들에게 폭력에 익숙해지는 방법을 주입하는 것을 교육이라고 속이는 것이 아닌가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폭력을 행사하는 사람이 사실은 좋은 사람이라고 그리고 피해자가 잘못한 것이니 이해해야 한다고 여기게 하는 것을 교육이라고 부르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한 공격은 그런 폭력을 교육이라고 여기고 싶은 사람들의 몽니인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활동가의 편지는 지음의 채움활동가로 활동하시다가 올해부터 책임활동가로 함께하고 계시는 비비새시 님의 이야기를 보내드립니다. 앞으로는 운영(상근&비상근)활동가를 포함해 책임활동가들도 함께 편지를 띄웁니다!
[활동가의 편지💌]
- “폭력에 익숙해 지는 방법”을 주입하는 것은 교육이 아니지 않나요?
2010년에 즐겨 듣던 노래가 있었습니다. 일리닛의 “학교에서 뭘 배워”입니다. 그 중 후렴부 가사는 다음과 같습니다.
학교에서 못 배워 / 학교에서 못 배워 / 학교에서는 딴 걸 배워 / 친구를 밟고 올라서는 방법 / 남들과 똑같아지는 방법 / 적당히 거짓말 하는 방법 / 반복 반복 it's a cycle / 궁금해하지 않는 방법 / 폭력에 익숙해지는 방법 / 몰래 숨어서 조는 방법 / 반복 반복 it's a cycle
🔸 사진 설명 : 밤이 늦은 시간에도 밝게 불이 켜져 있는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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