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후기] 공익제보 교사 부당전보 철회 요구 집회에 다녀왔습니다!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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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19일, 공익제보 교사에 대한 부당전보 철회를 요구하는 집회에 다녀왔습니다.✊✊ 지혜복 교사는 학교에서 일어난 성폭력 사건, 이후 처리과정에서 학교와 교육청의 잘못된 조치를 해결하기 위해 활동하다 보복성 부당 전보 대상자가 되었습니다. 부당전보에 맞서 성평등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거리에서 싸운 지 100일이 넘었습니다. 지음에서도 지혜복 교사의 투쟁에 연대하며 집회에 함께했습니다. 난다 활동가의 발언 내용을 덧붙입니다.



안녕하세요.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이라는 단체에서 활동하는 난다라고 합니다. 저는 이 사안을 보면서 떠오르는 장면이 있었는데요. 한 학교에서 학생들의 자치활동을 탄압하고 표현의 자유를 무시하는 일이 있었는데, 단체에서 제보를 받아서 같이 대응을 하던 일이 있었습니다. 
그 일이 무엇이었냐면, 방송부 활동을 하다가 장비에 문제가 있어서 이 장비를 좀 교체하면 좋겠다, 라는 걸 교장 선생님한테 찾아가서 의견을 냈더니 ’교권 침해다‘라고 하면서 학생들에게 방송부실에 교사 허락 없이 못 들어오게 한다던가, 폭언을 한다던가 하는 일들이 있었던 거예요. 여러 일들을 거치면서 학생 분들이 교육청에 신고를 했습니다. 그랬는데 교육청에서도 교사가 나쁜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니었다, 그러니 학생들도 마음 풀고 그냥 넘어가라, 그럴 수도 있지, 이런 식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학생들이 원하는 장비 교체라든지 예산 확보라든지 자치 활동을 어떻게 해보고 싶다는 게 있었는데 그런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존중받지 못하고 오히려 폭언을 들어야 했고, 제대로 사과도, 어떤 조치도 이루어지지 못한 채로 이렇게 되어서, 학교와 교육청을 찾아가고 항의도 하고 했던 게 2014년입니다. 
경기도 지역이었고, 경기도 학생인권조례가 시행 중이었어요. 학생인권조례가 있었기 때문에 그나마 학생들이 겪은 일에 대해 신고를 받을 수 있는 센터가 있었던 거였고요. 그런데 학생인권조례가 없는 지역은 어떨까요? 학생인권을 전담하는, 학생들의 의견 등을 반영할 수 있는 창구 자체가 없습니다. 


아까 앞에서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분께서도 말씀해 주신 것처럼, 두려움 없이 의견을 제시하고, 학교 안에서 좀 평등한 관계로, 학교에서 같은 주체로서 서로 토론이 이루어지고 이런 게 지금 학교에서 잘 안 되고 있습니다. 문제제기가 있을 때 이게 문제라고 느끼는 사람이 있구나, 그리고 정말 어떤 잘못이 있었구나, A학교의 경우 실제로 폭력 피해가 있었던 거잖아요. 그러면 이게 진짜 문제가 뭔지,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학교는 어떻게 지원을 해야 할지, 그리고 이런 문제들을 바로잡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교육청이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인데 지금 그런 것들이 전혀 하나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 너무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2014년 이야기를 했지만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이 학교에서 문제가 생기면 덮고 싶어하고 외면하고... 이게 바뀌어야 된다라고 하는 것들이 받아들여지지 않는 거죠. 위계적인 문화 그리고 수직적인 구조, 비민주적인 것이잖아요. 우리 사회가 민주주의 사회라고 하는데, 그래서 학교도 민주화되어야 하는데, 그래서 학생인권을 보장하는 법제도가 만들어져야 하는 건데요.
10년 넘게 계속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는 것에 지치고 무력감을 느낄 때도 있고, 사실 정말 잘 바뀌지 않는 학교 그리고 교육이지만, 그래도 계속 이야기하고, 아무리 같은 이야기라도 힘을 점점 더 모아나갈 때 결국 바뀔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학교의 민주화 그리고 더 평등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서 오래 전부터 여러 활동이 있었습니다. 최근에 광주에 5.18 민주묘역 답사를 청소년인권활동가들과 함께 다녀왔는데요. 그 중 고등학생운동을 했던 김철수 열사의 묘비에 ”우리나라 모든 학교가 인간적인 학교가 되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그분의 비석에 쓰여 있거든요. 
이번에 이 일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으면 좋겠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우리 여기 모인 우리들이 함께 지지하고 더 힘이 모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전의 역사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고 그 뜻을 또 이어서 해나가려고 하는 이 투쟁이 있는 한 저희가 바꿔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연대발언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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