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고립된 개인의 기억에서 사회적 기록으로” -《고등학생운동사》 출간 기념 북토크📖🗣️🫂에 다녀왔습니다!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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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된 개인의 기억에서 사회적 기록으로”

-《고등학생운동사》 출간 기념 북토크📖🗣️🫂에 다녀왔습니다!


고등학생운동('고운')은 1980-1990년대 일어난 10대들의 사회변혁운동입니다. 고운은 민주화운동의 역사 속에서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잘 알려지지 않았던 현대사의 한 조각으로, 이를 복원하고자 한 책이 《고등학생운동사》라고 할 수 있는데요. 고운 활동을 해온 11명의 저자가 당시 시대적 상황에서 어떻게 치열하게 고민하고 살아왔는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4월 19일에 다녀온《고등학생운동사》 출간 기념 북토크는 고등학생운동을 경험하거나 목격했던 이들, 그리고 그 의지를 잇고자 하는 이들의 연대 축사로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공연 무대와 함께  저자들의 경험과 삶을 공유하고, 참여자들의 질문과 답변 시간을 통해 민주화운동에서 고등학생운동의 역사와 의미를 되짚고, 고민을 나눴어요.

북토크에는 지음의 활동가들을 포함해 계속 청소년인권운동을 해오고 있는 이들과 지금 청소년인권운동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꾸준히 지지하고 연대하고 있는 이들도 함께 했는데요. 해당 자리를 통해 고운을 함께 기억하면서 고운은 우리들에게 역사의 '한 시절'을 넘어 청소년인권운동과의 관계로 확장하고 넓히는 형태로 남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지음에서도 추후에 청소년인권운동과 고운이 만날 수 있는 자리를 기획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과 지지, 참여 부탁드려요!

이하 북토크에 함께 했던 지음 회원/ 활동가들의 후기와 당일 축사를 덧붙이고, 많은 분들이 고등학생운동에 대해 알아갈 수 있도록 올해 초 프레시안에 연재된 [고등학생운동사 한 장면]에 관한 글모음을 덧붙입니다.



《고등학생운동사》 출간 기념 북토크 후기


루블릿 : 사실 이 북토크 자리에 오기 전만 해도 고등학생 운동이라는 게 굉장히 생소하게 느껴졌다. 청소년인권단체에서 활동을 했으면서도 우리보다 먼저 고민하고 행동했던 선배들이 있었으리라는 상상을 못했는데, 기록되지 않고 잊혀진 것이 안타까웠다. 무엇보다 당시에 참여했던 분들이 다소 무거운 기억으로, 꺼내고 싶지 않은 기억으로 묻어두고 있었던 것 같아서, 그래서 책을 쓰겠다며, 이 이야기만큼은 알려야겠다며 나선 분들조차도 글을 쓰는 동안 힘들어 하셨던 것 같아 마음이 많이 무거웠다. 그래도 지금이라도 이 이야기가 빛을 보아서 다행이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현 : 1980~1990년대 고등학생운동 이야기를 소개하는 책을 내는 건 저의 7-8년 전부터의 꿈 중 하나였는데요. 고등학생운동을 했던 분들이 모여서 이렇게 《고등학생운동사》를 내서 감개무량합니다. 북토크 자리에서, 한국 사회가, 학교가 남긴 탄압과 폭력의 상흔과 함께, 고운 주체들의 치열한 고민과 실천의 기억이 모두, 앞으로도 더욱 많이 이야기되고 공유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난다 : “끈. 고운 출신들에게는 끈이 없었다. 학력과 학벌이 중요한 사회에서 대학 졸업장이 없다는 것보다, 어쩌면 끈이 없다는 게 더 힘들었을지 모른다. 당겨주고 밀어주는 선후배가 없다는 것보다, 자신의 삶을 설명할 끈이 없다는 게 어려웠을지 모른다. (…) 한국에서 고등학생운동을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범위를 좁혀 운동 사회를 보아도 마찬가지다. 고운사를 기록하는 것은 사회적 의미도 있으나, 옛 동지들의 삶을 설명할 ‘끈’을 만드는 일임을 깨달았다.” -《고등학생운동사》 중에서 

청소년인권운동을 하다보면 외로울 때도 많은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운동사' 책에서 만난 저자들을 직접 만날 수 있어서 반가움과 뭉클함이 함께했던 시간이었어요! 우리를 연결해주는 어떤 끈이 있고, 그 끈이 우리를 지탱해준다는 것을, 더 끈끈하고 끈질기게 서로의 힘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고등학생운동사》 축사 : 고운의 사회적 의미와 연대  


안녕하세요,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에서 활동하고 있는 빈둥이라고 합니다.

우선 저도 2022년부터 고등학생운동사 단행본 출간을 정말 기다려왔는데요, 출간이 되어서 기쁘고 든든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광주에서 오랫동안 살았고, 2010년 고등학생 때 학생인권조례 서명운동지를 돌리다가 학교와 교사로부터 탄압을 받은 경험이 있습니다. 교사들은 하루종일 설교를 하고,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다”며 수업시간에 학생들에게 저를 따돌리도록 만들었고, “3류 영화 찍냐?”며 무례한 소리를 하고 발로 차는 물리적 폭력을 행사했습니다. 당시 청소년운동을 시작했던 시기였는데, 청소년, 학생이라는 위치에서 나의 목소리를 내는 게 참 어렵고 외롭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고등학생운동사》에서 저자들이 느꼈던 고립감, 외로움이 청소년인권활동가들에게 크게 다가오지 않을까 합니다.

학교를 다닐 때에 ‘민주화운동’은 그저 시험에 나올 수 있는, 열사 이름과 사건의 연도, 흐름을 암기해야 할 문제였고, '고등학생운동'은 한 번도 접한 기억이 없습니다. 학생인 저는 공부만 하기를 요구 받아왔고, 나의 삶 속에서 ‘민주’도, ‘인권’도, ‘평화’도 찾아볼 수 없었기에 입시경쟁 교육 현실은 외면하면서 민주주의라는 말을 신뢰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러던 중 2013년 김철수 열사 추모제에 처음 참석하게 되었지만, 역사적 사건을 해석하고 현재와 과거의 사건이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학생 열사들의 죽음은 슬펐지만, 그들과 연결되는 관계성이 없다고 여겼기에 큰 상실감으로 다가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하지만 고등학생운동이 민주화운동에서 드러나지 않고, 그들의 상실과 죽음은 읽히지 않는다는 점에서 운동 역시 서열화 되고 있다고 느꼈고, 민주화운동 속 애도의 서열에 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 고등학생운동사》 를 보면 모든 저자 분들이 폭력, 탄압 등 부정의에 저항해온 기록들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제가 학교를 다녔을 때도, 그리고 한참 뒤인 지금에도 여전히 입시경쟁 교육 개혁, 두발복장자유, 보충자율학습 철폐 등을 외치고 있습니다. 고등학생운동 활동가들은 청소년 무크지인 《 푸른나무》 에 "정말 사랑의 매인가?"라는 제목의 학교 체벌에 대한 글을 싣고, 부당함을 문제제기하고 개선하고자 했을 때 체벌, 탄압을 경험하면서도 저항을 이어갔습니다. 제가 제대로 알지 못했던, 민주화운동의 역사에서 가시화되지 못해온 저항의 역사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어서 우리가 뜻을 이어온 동료 같더라고요.

청소년인권운동에서는 고등학생운동을 전사(前史) , 이전의 역사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정치적 존재로서 청소년이 실천해왔던 사회운동인 고등학생운동을 현재 청소년인권운동의 계보로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 고등학생운동사》 라는 기록은 고등학생운동이 청소년인권운동과 단순히 비슷하거나 동일한 의제를 가지고 있는 과거의 역사에 그치지 않고 청소년인권의제의 보편성에 대해 고민하게 만드는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청소년이라는 위치에서 경험한 부정의에 대한 투쟁, 그 과정에서 억압과 상실 등이 갖는 의미에 대해 사회적으로 공유하며 함께 사유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청소년인권활동가로서 당시 시대를 지나온 것은 아니지만, 함께 역사를 기록하고 의미를 재구성하며 기록을 나눠감으로써 고등학생운동의 명예회복과 사회적 애도 등을 이뤄나가는 동료가 되고 싶습니다.

이는 단순히 일방향적인 생각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고등학생운동사》는 최근 학생인권조례와 관련한 정부와 교육부의 엉터리 말들을 비판하고 우리 사회의 학생인권 혐오, 교육 문제와 학생을 억압하는 학교 등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측면에서 청소년이 직면했던, 그리고 직면하고 있는 폭력과 부정의에 대해 함께 기억하는 증인이자 목격자가 되어 서로를 기록하고 있으니까요.

오늘 이 자리 이후에 청소년인권운동에서도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를 만들고자 합니다. 다음에도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프레시안 [고등학생운동사 한 장면]

생을 건 언행일치를 배우다 ① 정화여상 사학 비리 척결 민주화 투쟁

: https://pressian.com/pages/articles/2025020715293346251 

내 삶이 10대 후반에 갇혀 있는 이유 ② 광고련에서 학민투로

: https://pressian.com/pages/articles/2025021414335864298 

대학을 거부하고 생산직 노동자의 삶을 선택했다 ③ '흥고아'의 기억

: https://pressian.com/pages/articles/2025022115162483924 

우리는 '무명의 활동가'였다 ④ 나의 불온한 사춘기

: https://pressian.com/pages/articles/2025030116134923948 

탄핵 이후의 사회, '고운'을 보라 ⑤ 우리들의 유배된 기억

: https://pressian.com/pages/articles/202503071821559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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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촬영한 북토크 참여자 단체 사진

고등학생운동 영상 중 사진 컷 : 학생에게 참교육을

고등학생운동 영상 중 사진 컷 : 고교 교정에도 민주화 열풍 - 직선제 학생회 쟁취·학교비리 척결 나서

고등학생운동 영상 중 사진 컷 : 강간교사 최광진을 즉각 구속하라!

1부 고운의 사회적 의미와 연대 : 《 고등학생운동사》 기획자의 말

1부 고운의 사회적 의미와 연대 :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활동가 빈둥

2부 나의 고운 활동과 《고등학생운동사》의 의미 

북토크 현장 사진 

《고등학생운동사》책과 함께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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