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의 편지💌]
뾰족해져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경남에 살고 있는 ‘진냥’이라고 합니다. 편지를 엄청 오랜만에 쓰는 것이기도 하고, ‘활동가편지’라는 제목이 뭔가 친근하면서도 막 쉽게 쓰지 못하겠는 마음도 들어서 여러번 쓰다 지우다 하면서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 ‘활동’이라는 것에 대해 쓰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저는 지음 활동이 쉽지 않습니다. 제가 열심히 하면 되는데 핑계를 대는 것 같기도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어려움이 있기도 합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지역’이에요. 많은 활동과 기회들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제가 정말 애정해 마지 않는 ‘가야트리 스피박’이라는 사람이 한국에 오는데 제주와 서울에 방문할 예정이라 보러 가지 못할 것 같아서 좌절 중이거든요. 아마 제가 사는 동안 다시는 저 사람이 한국에 오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어떤 분이 12월 4일 두아 리파 콘서트 티켓이 있었는데 계엄 때문에 못 가 속상해하는 글을 SNS에서 보고 심지어 그것도 샘이 나기도 했어요. 서울의 공연을 보러 가려면 숙박과 왕복교통비 등 20만원 훌쩍 넘는 금액을 더 감안해야 하니 쉽지가 않아 엄두를 못 내니까요.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이나 행사들도 마찬가지죠. 가장 속상한 건 활동가인 사람들도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는 거예요. 나와 비슷한 결의 고민을 하고 있는 비슷한 결의 사람들을 주변에서 만날 수 없다, 혹은 어렵다는 건 고독하고 힘든 일입니다. 자꾸 논의에서 빠지거나 뒤떨어지는 느낌도 들구요. 물론 저 스스로 고민하고 공부하고 다른 사람들과 온라인 소통을 통해 교류할 수 있어서 과거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이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청소년인권운동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자꾸만 그런 아쉬움이 들어요. 흑흑
그리고 이렇게 서울이 아닌 지역에 활동가 사람들의 수가 적은 건 지역 사회에서 인권적인 논의가 얄팍해지고 부족해지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한창 탄핵집회가 이루어질 때, 한 지역 언론사에서 여러 사람들의 인터뷰를 따서 특집 기사를 낸 적이 있었어요. 거기에 청소년 시민들의 인터뷰도 있었는데 ‘○○양’, ‘○○군’이라고 표현되어 있다는 걸 기사가 나고 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인터뷰한 청소년 시민분이 제가 아는 분이라 연락을 해보았더니 이미 기사를 보셨고 기사를 쓴 기자에게 수정 요청을 하셨더라구요. 기자는 내부적으로 논의해보겠다고 답을 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언론사 편집데스크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제가 칼럼을 쓰는 언론사여서 편집데스크 전화번호를 알고 있었거든요. 문제제기를 하고 당장 수정할 것을 요구했고 그날 수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엄청 마음이 불편했어요. 당사자의 문제제기가 아니라 필진인 저의 연락으로 수정된 것 같은 모습이라서요. 정당한 문제제기와 수정 조치는 내용에 따라 반영되고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니까요. 경남에서 청소년인권 운동의 영향력이 너무 작아서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 <보좌진>에서 신민아 배우분의 대사 중에 “내가 송의원 발에 박힐 가시가 될 거거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력이 작아 다칠까봐 걱정하는 사람에게 작지만 발에 박혀 절대 무시하지 못할 뾰족한 가시가 될 거라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착해지거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두리뭉실한 뭉퉁한 가시는 밟아도 아프지 않고 잘 느껴지지도 않겠죠? 청소년인권을 항상 생각하며 사람들이 한걸음 한걸음 나갈 수 있도록 경남에서 뾰족한 가시를 만들어보아야겠습니다. 여러분들도 뾰족한 하루 보내세요~!
🔸 이번 활동가의 편지는 지음의 책임활동가이자, '연대하는 교사잡것들'에서 활동하는 진냥 님의 이야기를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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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편지💌]
뾰족해져요 여러분!
안녕하세요^^ 저는 경남에 살고 있는 ‘진냥’이라고 합니다. 편지를 엄청 오랜만에 쓰는 것이기도 하고, ‘활동가편지’라는 제목이 뭔가 친근하면서도 막 쉽게 쓰지 못하겠는 마음도 들어서 여러번 쓰다 지우다 하면서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 ‘활동’이라는 것에 대해 쓰기로 마음을 먹었어요.
저는 지음 활동이 쉽지 않습니다. 제가 열심히 하면 되는데 핑계를 대는 것 같기도 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어려움이 있기도 합니다. 가장 큰 어려움은 ‘지역’이에요. 많은 활동과 기회들이 서울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이 글을 쓰는 지금도, 제가 정말 애정해 마지 않는 ‘가야트리 스피박’이라는 사람이 한국에 오는데 제주와 서울에 방문할 예정이라 보러 가지 못할 것 같아서 좌절 중이거든요. 아마 제가 사는 동안 다시는 저 사람이 한국에 오지 않을 것 같은데 말이죠. 어떤 분이 12월 4일 두아 리파 콘서트 티켓이 있었는데 계엄 때문에 못 가 속상해하는 글을 SNS에서 보고 심지어 그것도 샘이 나기도 했어요. 서울의 공연을 보러 가려면 숙박과 왕복교통비 등 20만원 훌쩍 넘는 금액을 더 감안해야 하니 쉽지가 않아 엄두를 못 내니까요. 시민사회단체의 활동이나 행사들도 마찬가지죠. 가장 속상한 건 활동가인 사람들도 서울에 집중되어 있다는 거예요. 나와 비슷한 결의 고민을 하고 있는 비슷한 결의 사람들을 주변에서 만날 수 없다, 혹은 어렵다는 건 고독하고 힘든 일입니다. 자꾸 논의에서 빠지거나 뒤떨어지는 느낌도 들구요. 물론 저 스스로 고민하고 공부하고 다른 사람들과 온라인 소통을 통해 교류할 수 있어서 과거보다 훨씬 더 좋은 조건이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청소년인권운동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자꾸만 그런 아쉬움이 들어요. 흑흑
그리고 이렇게 서울이 아닌 지역에 활동가 사람들의 수가 적은 건 지역 사회에서 인권적인 논의가 얄팍해지고 부족해지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한창 탄핵집회가 이루어질 때, 한 지역 언론사에서 여러 사람들의 인터뷰를 따서 특집 기사를 낸 적이 있었어요. 거기에 청소년 시민들의 인터뷰도 있었는데 ‘○○양’, ‘○○군’이라고 표현되어 있다는 걸 기사가 나고 나서 알게 되었습니다. 인터뷰한 청소년 시민분이 제가 아는 분이라 연락을 해보았더니 이미 기사를 보셨고 기사를 쓴 기자에게 수정 요청을 하셨더라구요. 기자는 내부적으로 논의해보겠다고 답을 했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저도 언론사 편집데스크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제가 칼럼을 쓰는 언론사여서 편집데스크 전화번호를 알고 있었거든요. 문제제기를 하고 당장 수정할 것을 요구했고 그날 수정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엄청 마음이 불편했어요. 당사자의 문제제기가 아니라 필진인 저의 연락으로 수정된 것 같은 모습이라서요. 정당한 문제제기와 수정 조치는 내용에 따라 반영되고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니까요. 경남에서 청소년인권 운동의 영향력이 너무 작아서 이런 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 <보좌진>에서 신민아 배우분의 대사 중에 “내가 송의원 발에 박힐 가시가 될 거거든”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세력이 작아 다칠까봐 걱정하는 사람에게 작지만 발에 박혀 절대 무시하지 못할 뾰족한 가시가 될 거라고 말하는 장면입니다. 착해지거나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두리뭉실한 뭉퉁한 가시는 밟아도 아프지 않고 잘 느껴지지도 않겠죠? 청소년인권을 항상 생각하며 사람들이 한걸음 한걸음 나갈 수 있도록 경남에서 뾰족한 가시를 만들어보아야겠습니다. 여러분들도 뾰족한 하루 보내세요~!
🔸 이번 활동가의 편지는 지음의 책임활동가이자, '연대하는 교사잡것들'에서 활동하는 진냥 님의 이야기를 싣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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