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지음][학부모신문] 당연한 진보 교육감도, 보수 교육감도 아닌, ‘인권 교육감’이 필요하다

2026-0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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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진보 교육감도, 보수 교육감도 아닌, ‘인권 교육감’이 필요하다


2026년 6월 3일, 지방선거가 다가오고 있다. 각 지역 교육감 예비 후보들의 움직임은 분주하다. 후보들은 저마다 ‘진보’ 혹은 ‘보수’라는 이념적 깃발을 내걸고 유권자의 시선을 끌려 한다. 하지만 그들이 정치적 선명성을 경쟁할 때, 정작 ‘학생’의 목소리는 사라졌다.

학생분들은 여전히 학교에서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당하고, 파마 단속이나 복장 규제에 시달리는 권리 침해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런데도 후보들은 본인들의 ‘정치적 이념’을 앞세우느라 학생들의 삶에는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인권과 평등의 가치를 앞세우던 소위 ‘진보 교육감’ 후보들마저 표심을 의식해 ‘교권 강화’만을 외치고 있다. 학생 인권을 뒤로 밀어내고 세운 교권이란 결코 지속 가능할 수 없다는 사실을, 오직 후보들만 모르고 있는 듯하다.


대전의 상황

내가 사는 대전의 상황은 더욱 참담하다. 대전은 2014년부터 설동호 교육감이 3선을 이어오고 있다. 그 긴 시간 동안 대전의 학교에는 오히려 반인권적인 문화가 굳어졌다. 학생인권조례는 시의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고, 대전은 전국 학생 인권 실태 조사에서 늘 최하위권을 맴돌았다. 학교 내 민주주의는 교사의 권위주의와 학벌주의라는 이름 아래 무너진 지 오래다.

대전 교육은 너무나 오랫동안 변화를 기다려왔다. 설동호 교육감이 연임 제한으로 물러나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변화를 바라는 이들을 겨냥한 ‘진보’ 후보들의 경쟁이 치열하다. 그들은 교사 단체, 학부모 단체를 찾아다니며 명함을 돌리고, 각종 언론 인터뷰와 출판기념회, 시민단체 후원 행사에서 자신이 진짜 대전 교육을 만들겠다고 꼭 좀 뽑아달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들이 표를 얻기 위해 ‘학생 인권’을 지우고, 교권과 학생 인권이 공존할 수 있다는 식의 모호한 타협안을 내놓을 때 묻고 싶다. 당신들은 학교 화장실에 화장지조차 비치되지 않는 현실을 알고 있는가? 학생들이 매일 인권 침해의 고통을 견디며 교문을 들어서고 있다는 사실을 단 한 번이라도 고민해 보았는가?


이념의 껍데기를 벗고 ‘인권’과 ‘평등’으로

진보를 자처하는 후보들이 표만을 의식해 교권과 학생 인권을 ‘제로섬(Zero-sum) 게임’으로 몰아넣는다면, 그것은 진보 교육도 보수 교육도 아닌 그저 ‘반인권 교육’일 뿐이다. 물론 교사의 인권과 노동권은 존중받아야 마땅하다. 그러나 학생의 권리가 높아진다고 해서 교사의 권리가 낮아지는 것이 아니며,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두 권리는 대한민국 헌법에 나와 있는 권리로서 존중받아야 하지 대립하는 적이 아니다. 출마를 선언한 후보들이 이 당연한 이치를 직시하기 바란다.

학교에는 교사와 양육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학생’분들도 존재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표’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교육감 선거판에서 철저히 외면당한다. 후보들은 학생분들에게 교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존경’을 강요하기 전에, 본인들부터 학생을 한 명의 존엄한 시민으로 존중하는 정책을 내놓아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사람은 진보 교육감도, 보수 교육감도 아니다. 오직 사람의 가치를 최우선에 두는 ‘인권 교육감’이다. 진보와 보수라는 진영 나누기로 교육감을 뽑는 시대, 지금 최우선되어야 할 가치는 ‘인권’을 우선시하는 것이어야 한다. “대한민국 헌법 제10조: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 성령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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