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2024 채움 활동 - 인터뷰] 재생산 권리와 정의를 이야기하는 셰어를 만났습니다

202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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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산 권리와 정의를 이야기하는 셰어를 만났습니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은 2024 채움활동가 과정의 하나로, 채움활동가들이 인권운동에 대해 더 깊게 알고 싶은 단체/활동가를 만나서 인터뷰를 하는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2024년 채움활동가인 차새 님이 ‘성적권리와 재생산정의를 위한 센터 셰어 SHARE’(셰어)를 만나, 셰어 활동과 재생산 정의/권리에 대해 인터뷰를 했습니다. 인터뷰는 2025년 1월 13일 셰어 사무실에서 진행되었고, 셰어의 공혜원 사무국장님, 나영 대표님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차새 : 사실 제가 셰어를 잘 알진 못하고, 이름은 몇 번 들어본 것 같아요. 저는 저출산 대책에 관심이 있고 그 주제로 학위논문을 쓰고 있는데, 제가 개인적으로는 결혼이나 출산에 대해서 관심이 없거든요. 약간 조심스럽게 이야기하자면, 여성이 아니면서 결혼·출산 등에 대해 관심이 없으면, 알려고 노력하지 않으면 잘 모르게 되는 분야인 것 같은데요. 정부에서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내놓고 있잖아요. 예를 들어 문재인 정부 시기에는 ‘삶의 질’을 내세웠고 여러 화려한 수식어가 붙었지만, 실제로는 4차 계획에서 성소수자 관련 이야긴 전혀 나오지 않았고, 장애인의 재생산권이라면서 휠체어 타고도 산부인과에 가기 쉬워야 한다는 내용밖에 없어서 빈약해 보였습니다. 청소년은 스마트폰 과몰입 예방 같은 것만 있었는데 문제가 있다고 봐요. 이런 점이라든지 셰어 활동에 관심이 있어서 인터뷰를 부탁드리게 됐습니다.

 

공혜원 : 셰어는 ‘장애/여성 재생산권 새로운 패러다임 만들기’라는 사업을 통해 만난 활동가와 연구자, 의료인들이 ‘성과 재생산 포럼’을 결성하여 계속 공부하고 활동하다가 단체 설립까지 이어졌습니다. 저희는 임신중지와 관련된 활동뿐만 아니라, 모든 성 건강과 관련한 상담이나 의료 지원, 포괄적 성교육, 이런 활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낙태죄 폐지 이후, 현재까지도 어떤 게 합법이고 불법이냐 하는 기준을 계속 가르려고 하는 식으로 논의가 되는 거예요. 그동안 낙태죄가 어떤 임신중지는 허용되고 어떤 건 안 된다는 그런 접근을 해 왔거든요. 그랬기 때문에 여전히 「모자보건법」의, 장애인이나 성폭력 피해자면 임신중지를 허용한다는 조항만 알고 그런 경우에만 임신중지가 가능하다고 알고 있는 분들도 있고요. 그래서 낙태죄는 아예 폐지되었고, 우리가 성·재생산 권리를 포괄적으로 보장하는 내용으로 패러다임을 바꾸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검은시위에서 국회까지 : 성·재생산권리 보장 기본법(안)〉 법안을 제안했습니다. 국가의 인구 관리 목적에 따라 제정된 「모자보건법」도 권리 보장에 대한 내용을 중심으로 전부 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고요.

그 이후에 임신중지에 대한 상담, 의료에 대한 가이드를 만들었어요. 셰어랑 함께하고 있는 산부인과 의사들도 참여해서 임신중지 관련 상담에서 다뤄야 할 부분들, 임신중지 이전과 임신중지에 대한 내용, 그리고 임신중지 이후의 상담으로 나눠서 정리했어요. 모두가 안전하게 임신중지를 할 수 있도록 하는 활동을 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러 소수자들과 만나면서 서로 배우는 성교육

 

공혜원 : 셰어에서는 포괄적 성교육 활동도 중요하게 하고 있어요. ‘에브리바디 플레져랩’이라는 포괄적 성교육 팀이 있어요. 학교에서 성교육 받아보신 경험 떠오르는 게 있으세요?

 

차새 : 학교에서, 있기는 있죠.

 

공혜원 : 학교 성교육이 주로 피임이나 임신을 하지 않기 위한 내용 위주잖아요. 저도 어렸을 때 성교육 시간에 ‘낙태’ 영상 막 보여 주고 그랬는데요. 임신이라는 위험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즐거움을 같이 찾아갈 수 있고,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으로 누군가를 배제하고 차별하지 않고 다 같이 즐거움을 고민할 수 있는 이런 성교육 책을 만들었어요. 저희 프로그램이 여러 가지 있거든요. 이걸로 주로 성소수자, HIV/AIDS 감염인, 성노동자 등 소수자 그룹들과 프로그램을 했어요. 작년에는 청소년·어린이 그룹과도 성교육 프로그램을 같이 진행하기도 했어요.

 

나영 : 같은 프로그램을 해도 집단에 따라 굉장히 다양한 이야기가 나와요. 저희가 ‘섹스 A to Z’, ‘감각 여행’ 등 여러 프로그램이 있는데, 소수자 그룹과 많이 한 건 ‘플레져미터’이고요. 여기의 7가지 지표에 따라서, 나와 상대방의 관계에서 동의에 대한 신호를 읽어 내는 거나 나의 자존감이 영향 미치는 부분 등 상호작용을 생각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에요. 장소나 경제적 자원이나 병원 치료에 관한 조건 등 취약한 상황에 있거나 상대방과 관계에서 역동이 맞지 않을 때, 그게 나의 성관계나 즐거움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확인해 볼 수 있는 거죠. 예를 들어 HIV/AIDS 감염인이라면, ‘내가 처벌받을 두려움이 있고, 여러 요소로 내 자존감이 떨어지는데, 상대방이 그걸 이용해서 어떤 요구를 했을 때 잘 소통할 수 있는가? 그렇지 않은 것 같다’ 그런 걸 잘 이야기해볼 수 있는 거죠. 단순히 좋고 싫고를 따지는 것이 아니고 제도적인 문제도 나의 성관계나 경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고, 어떻게 판단하고 어떻게 증진시킬 수 있을지 이야기하는 도구가 돼요. 성교육 하면서 참가자들 이야기를 통해 많은 걸 배우고 있고요. 올해는 그 내용을 반영해서 업그레이드 버전을 만들 생각이에요.

 

공혜원 : 2023년에는 에브리바디 플레져랩 팀에서 ‘색다른 토크하셰어’라는 사업을 했어요. 공개 토크 프로그램으로, 다양한 몸들이 나눈 질과 자궁 이야기, 성매개 감염, 항문섹스 등을 주제로 했어요. 의료 현장에서는 어떤 게 개선되면 좋을지 의견을 나누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2024년에는 ‘무엇이든 물어보셰어’라고, 15명 정도 소규모 인원이 경험을 나누는 프로그램을 했습니다.

성·재생산 건강과 권리에 대한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활동도 하고 있어요.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도 함께 간담회와 워크숍을 하고 콘텐츠 영상 출연 등으로 같이했던 활동인데요. 2023년에는 “우리 모두는 성적권리가 있어요. 성적권리는 이렇게 보장되어야 해요.” 포스터를 비롯해서 콘돔, 피임약 구입과 복용법에 대한 영상, 성적권리에 대한 영상, 임신중지에 대한 다양한 정보 자료 등을 만들었습니다. 정보 접근성이 무슨 이야기냐면, 성과 관련된 정보들은 혐오가 담겨 있는 것이나, 위험 예방을 중심으로 한 것밖에 찾을 수가 없잖아요. 좀 더 우리에게 맞는, 우리가 필요한 정보와 콘텐츠가 무엇일까 고민하며 콘텐츠를 만들고 있어요. 그런데 이런 정보가 이주민, 청소년, 장애인 등에게는 잘 전달이 안 되기도 하고, 제3자를 통해 전달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서, 당사자의 의사결정을 타인이 방해하거나 필요한 정보가 금지되는 경험을 많이 하거든요. 직접 필요한 정보나 수단을 찾을 때 방법을 잘 모르기도 하고요. 그래서 당사자에게 어떤 정보가 필요할까, 무엇이 정보에 대한 접근을 어렵게 하거나 가로막고 있을까 찾아보는 간담회를 했어요. 청소년의 경우에는 편의점과 올리브영 같은 곳에서 콘돔 구매하는 방법을 같이 촬영하기도 했고, 이주민·난민 그룹은 피임약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해서 여러 언어로 만들기도 했어요. 프로젝트 중 하나로 셰어에서 임신중지/유지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여러 언어나 수어 통역으로 페이지를 볼 수 있는 인터랙티브 페이지도 만들었습니다. 내가 정말 임신을 유지하고 싶은지, 중지하고 싶은지를 스스로 질문하고 생각할 수 있게 세팅했어요. 도움받을 수 있는 곳들 사이트나 전화번호도 제공하고요.

(SRHR101 페이지 https://srhr.kr/SRHR01 ‘곁에 함께’ 페이지 https://www.byyourside-share.org/)

 

나영 : 페이지를 이용한 분들이 본인이 가 본 병원 중에 추천하고 싶은 곳을 남길 수 있게 된 부분도 있어요. 가령 ‘곁에 함께’ 사이트 마지막 부분에 참여하실 수 있는 추천 병원 페이지를 보시면 보라색 표시의 경우는 이용한 분이 남기신 거예요. 이런 식으로 추천할 수 있어요.

 

공혜원 : 2024년 10월에서 12월까지는 처음으로 포괄적 임신중지 상담과 지원, 활동가 상담사 기초 양성과정을 처음 진행했어요. 임신중지가 의료적으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도 배우고, 당사자별로 상담을 진행하면서 임신중지 이전, 이후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하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루었어요. 청소년, 이주민, 장애인 등 단체 활동가들을 만나서 이야기 듣는 시간도 있었고, 실제 임신중지 시술을 어떻게 하는지 워크숍도 했어요.

 

삶에서 중요한 문제를 다루는 동시에 체제를 전환하는 운동

 

셰어 사무실의 한편에는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의 지도가 걸려 있었습니다. 인터뷰를 하면서 셰어의 이런저런 활동을 묻다 보니 그 지도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나영 : 셰어가 팔레스타인 해방 행동에도 같이 참여하고 있는데요. 저희 이름에 “재생산 정의”라는 게 들어가잖아요. 법과 제도가 있어도 권리를 획득하기 어려운, 구조적으로 불평등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의 조건을 같이 바꿔야 성과 재생산 권리도 확보될 수 있다고 보는 관점이 들어 있는 거거든요. 팔레스타인에서도 이스라엘에 의한 집단학살이 이루어지고 있고, 영토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개입의 역사와 각국에서 이익을 위해, 군산복합체를 성장시키기 위해 전쟁을 활용하는 측면이 있죠. 이스라엘 정부의 제노사이드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재생산에 대한 대대적 말살이기도 하고. 재생산 정의를 말하려면 팔레스타인 해방, 전쟁 종식을 같이 이야기하게 되는 거죠. 셰어는 이 밖에도 큰 틀에서 재생산 정의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어서 다른 사회운동과 밀접하게 연관해서 활동하고 있어요. 기후 정의와 관련된 활동도 하고요.

 


셰어에서 만든 기후정의선언 발표 현장(왼쪽 나영, 오른쪽 공혜원)


차새 : 두 분은 여기서 어떻게 활동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공혜원 : 저는 셰어에서 활동한 지 2년이 좀 넘었어요. 저는 원래 기후 관련해서 활동을 하고 있었어요. 셰어 활동은 제가 계속 관심 있게 보고 있었거든요. 낙태죄 폐지 운동도 제 삶에 중요한 이슈였고 활동하는 방식도 멋져 보여서, ‘멋있다, 재밌는 거 많이 한다’ 하고 후원만 하고 있었는데요. 너무 지치고 힘들어서 활동을 그만두려고 쉬다가... 뭘 하고 살아야 할까 고민하고 있던 중이었어요. 사실 사회운동은 안 해야겠다 결심하고 회계 자격증을 땄는데, 그 시험 직전에 셰어 사무국장 채용 공고가 올라온 걸 본 거예요. 이번에 지원 안 하면 후회하겠다 생각이 들어서 자기소개서를 써서 보냈고, 셰어에서 활동하게 되었습니다. 

 

나영 : 저는 원래 다른 단체에서 활동을 좀 오랫동안 했었고요. 처음엔 ‘문화연대’란 단체에서 8년 정도 활동했고, 그 다음엔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란 단체에서 8년 활동을 했고, 2015년에 ‘장애여성 재생산권 새로운 패러다임 만들기 기획단’에 참여했다가, 그게 ‘성과재생산포럼’이란 모임으로 이어지고, 낙태죄 헌재 판결 이후로 단체를 결성하게 되면서 쭉 같이 활동했어요. 제가 지금까지 활동했던 많은 것들이 셰어 활동에 연결되는 것 같아요. 문화연대는 문화를 좁게 보지 않고 전체적으로 문화적 리터러시를 가지는 사회 만들기, 사회 개혁을 고민하는 단체였고,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에서는 적녹보라 패러다임이라고 해서 노동·생태·페미니즘 관련 구조들이 연동되어 있고 같이 전환하는 운동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을 가졌어요. 그게 셰어에서는 재생산 정의에 대한 생각과 만나면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고 있어요.

 

재생산 권리/정의 운동은 삶의 조건을 바꾸기 위한 운동

 

차새 : 최근에 보호출산제, 익명출산제 이런 것도 화두가 되었고, 정부에서 저출산이 문제라고 이야기하면서 많은 정책을 내놓잖아요. 그런데 페미니스트들이 정부 정책을 비판하면서 ‘이렇게 해서 출산율이 오를 수 있겠느냐’ 이런 식으로 이야기하는 걸 많이 봤는데, 재생산권 운동을 하시는 분들은 어떤 관점으로, 어떻게 이 부분을 다룰까 궁금합니다.

 

공혜원 : 일단 셰어는 보호출산제 폐지 활동을 하고 있고요. 보호출산제보다는 익명출산제로 부르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제도는 출생통보제가 통과된 상황에서, 출생통보제로 등록되길 원치 않는 사람들 중에서 ‘위기 임신’이란 걸 규정해서 그 사람들은 익명으로 출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건데요. 그렇게 정상가족 내에서 임신·출산하는 것 외의 임신을 ‘위기 임신’이라고 부르는 것도 문제지만, 임신을 한 사람이 임신을 유지할지 중지할지 고민하고 의료 서비스 지원이나 상담을 받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보호출산제만 도입하니까, 임신한 사람도 그렇고 아동의 권리도 침해하는 문제적인 조항들이 많아요. 청소년이나 장애인은 제3자가 결정할 수 있게 하는 조항이 있기도 하고요. 출산한 사람들의 권리도 문제고, 아동의 권리도 자기 원가족이 누군지 알 수 없다거나 시설에 가게 된다거나 여러 문제가 예상돼요.

 

나영 : 저는 기본적으로 저출산은 현상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그런 현상을 낳은 문제를 건드리는 대신에, 현상만 놓고 정부가 모든 정책과 예산을 쏟아붓고 있는 거죠. 아시다시피 이전에는 ‘가족계획정책’이 있었는데요. 한국 사회에서 임신과 출산에 대한 정책은 국가의 인구 정책에 따라 임신과 출산을 통제하고, 현재 산업 구조에 맞는 노동력과 재생산 구조를 만들려는 것과 항상 연관되어 왔죠. 저는 재생산 권리/정의에 관한 운동은 모두가 존엄하게 존중받을 수 있는 삶의 조건을 만들기 위한 운동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이게 존재하지 않으면 예산을 얼마나 들이든, 법 제도를 바꾸든 사람들의 권리는 없는 거예요. 장애가 있는 여성이 휠체어를 타고 이용하는 산부인과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건 개별적인 하위의 과제이고, 근본적으론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사회 조건을 만드는 게 더 중요하죠. ‘이렇게 하면 출산율이 높아진다/낮아진다’ 하는 차원을 넘어서 삶의 조건을 바꿀 것을 요구해야 한다는 거예요.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 등을 보면, 양육비를 얼마 지원할까 이런 것이 주로 이야기되지만, 사실 국가 차원에서는 재생산 관련 비용을 어떤 방식으로 누구에게 전가할 것인가, 이걸 둘러싸고 교육, 복지, 양육 등의 정책으로 나오게 되는 거잖아요. 저출산 정책 이야길 담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사회의 재생산 구조, 경제 구조에 관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런 부분에서 우리가 재생산 권리에 대해 다른 프레임으로 접근하려 하는 거죠.

저희가 이번에 양성 과정을 할 때도, 장애여성, 이주민, 청소년 등 여러 영역에서 오셔서 실질적 이야기들을 많이 해 주셨어요. 청소년이 임신·출산을 했단 이유로 학교도 못 다니게 되고, 탈가정을 해서 생계를 알아서 해결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면 이 청소년이 임신을 유지하고 양육까지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기가 어려워요. 그런 사람들도 안정적 노동 환경과 주거 조건을 가질 수 있게 하는 게 국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저출산 대책은 대부분 여러 지원금과 바우처를 주는 방식으로만 해결하려고 들죠. 그런 것들이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고 생각해요. 프레임 자체를 바꿔서, 지원금으로 해결하는 게 아니라 삶의 조건을 바꾸는 식으로 정책과 자원이 투여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범정부 차원 기구가 구성됐다면 여기서 해야 하는 건, 고용노동부는 노동 조건을 안정화하고 노동시간을 줄이는 정책을 이야기해야 하고, 국토교통부는 주거를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정책을 이야기해야 하는데, 그런 방식으로 이야기되지 않죠. 단지 여성의 임금노동과 재생산노동을 동시에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여성이 애 키우면서 일할 수 있게 단시간 일자리 사업을 만들고 지원받는 걸 저출산 대책이라고 해요. 그런 방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거죠.

  



셰어와의 인터뷰는 정부의 저출산 정책을 재생산 정의의 관점에서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마쳤습니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과 자주 연대해서 활동하기도 하는 단체, 셰어의 운동과 문제의식에 대해 깊게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인터뷰에 참여해 주신 공혜원, 나영 활동가에게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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