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지음][뚝딱 지음 56호] 둠코의 기타 등등 - 함께 분노하고 위로하는 어린이날

2024-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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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동가의 편지💌] 

둠코의 기타 등등 - 함께 분노하고 위로하는 어린이날


2023년, “체벌은 국가폭력이다” 캠페인을 진행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캠페인의 내용을 설명하고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교직원 단체, 양육자 단체, 청소년 단체들을 초대해서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어떻게 하면 더욱 다양한 말들로 체벌의 국가책임을 묻는 운동을 채워나갈지 의견을 묻기 전에, 들어가는 질문으로 체벌에 관한 경험을 물었습니다. 그 결과, 뒤의 프로그램 시간이 모자를 때까지 체벌 경험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체벌의 경중에 상관 없이, 학생일 때 어떤 학생이었는지와도 상관 없이, 모두가 학교에서 체벌을 당한 적이 있었고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남아있었습니다. 

학교를 경험한 모두가 체벌에 대한 괴로운 기억을 가지고 있는데도, 학교에서 체벌은 사라지지 않았습니다. 괴롭고 아픈 기억, 굴욕적인 경험일수록 떨치고 살아가기 힘듭니다. 특히 체벌처럼 맞은 쪽이 잘못한 것처럼 이야기되거나, ‘교육적인 의도’로 행해졌다고 포장된 폭력은 더욱 서로 털어놓기 쉽지 않습니다. 그저 내가 유독 잘못해서 좀 더 심하고 특수하게 일어난 일이라 생각하고 숨기거나, 아니면 남에게 약한 소리를 할 만큼 잘못된 일이 아니라며 넘기거나, 어쨌든 공적인 자리에서 이야기되지 않습니다. 

지음에서는 이러한 체벌의 경험을 공론화 하고, 함께 분노하며 위로하는 <2024 학교 체벌 생존자 위로회>를 진행하려 합니다. 학교라는 공공기관, 교육기관에서 직접 체벌을 당한 경험, 누군가가 체벌을 당하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경험을 한 이들을 생존자라 명명하려 합니다. 한국에서 학교가 운영된 이래 한 번도 체벌은 사라진 적이 없기에, 길 가던 모르는 이를 붙잡고 학교에서 체벌을 당하거나 본 적이 있냐고 물어봐도 누구나 한 두가지 경험이 있을 것이기에, 우리 모두가 학교체벌 생존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요. 돌아오는 5월 5일 어린이날, 부산에서 여러분들의 경험을 나누고, 함께 위로하고 분노하고 싶습니다.




🔸 '둠코의 기타 등등'이라는 이름은 제목 짓기에서 탈출하고픈 둠코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때로 '기타 등등'은 '그 외의 모든 것들'을 뜻하기도 하지요. 둠코의 [활동가의 편지]에서는 무언가가 딱 정해지지는 않은, 이것저것, 그때그때의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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