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종종 소식] 한번씩 올리는 청소년인권 이슈 - '민식이법 놀이'서 놓친 사실확인

2021-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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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 법규위반 운전 중 사고 시 가중처벌' 내용의 법 개정안,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어린이분의 이름을 따서 '민식이법'이라고도 불리고 있습니다.(이름을 반말로 부르는 식의 이런 별칭은 부적절하기도 하죠.) 


그런데 이 법을 악용해, 어린이들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자동차를 놀라게 하거나 심하게는 일부러 사고를 내는 '놀이'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있습니다. 이런 언론보도 등의 출처는 대부분 온라인커뮤니티 게시물이나 유튜브에 올라온 어린이가 찻길에 갑자기 나오는 걸 찍은 자동차 블랙박스 영상이에요. 정작 실제로 '민식이법 놀이'가 어디서 누구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지 제대로 취재한 기사는 찾아보기 어렵고요. 어린이가 자동차 근처에서 뛰거나 자동차 앞으로 뛰쳐나오는 영상을 두고, 이게 놀이인지 부주의인지 뭔지도, '민식이법'과는 어떤 관련이 있는지도 확실치 않은데, "민식이법 놀이란 게 유행하고 있다고 합니다"라고 말하는 언론은 언론으로서 해야 할 임무를 너무 게을리 하는 것 아닐까요? 게다가 정치인들이나 정부부처까지 이 소문을 수용하여 '민식이법 놀이'를 경고하는 메시지를 내는 것은 끔찍해 보이기까지 해요.


'민식이법 놀이가 유행한다'라는 이야기가 이토록 쉽게 퍼지고 받아들여지는 근저에는 우리 사회의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차별과 '역차별 프레임'이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국 사회가 어린이·청소년의 실제 목소리는 듣지도 않은 채 쉽사리 그들을 법을 악용하는 위험한 존재로 몰아갈 수 있는 곳이기에 가능한 모습이고, 또, 운전자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피해를 당하고 있다는 불만에 힘입어 이런 주장이 커지는 것이지요. 언론이나 정치인 등이 사실확인 등 자기 일을 충실하게 해야 하는 것도 물론이지만, 더 나아가서는 누구의 편에 서서 문제를 바라보고 있는지, 어떤 권력관계를 반영하고 있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이유입니다.


🔸 관련 기사 > '민식이법 놀이' 논란에 관해 언론, 정부부처 등의 책임을 지적한 기사 

[미디어세상] '민식이법 놀이'서 놓친 사실확인

https://www.khan.co.kr/opinion/column/article/202108230300105

🔸 관련 기사 > 국토부, 블로그에 ‘민식이법 놀이’ 글 올렸다가 “아동혐오” 비판에 비공개로

https://www.hani.co.kr/arti/economy/economy_general/1008138.html


🔹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민식이법 놀이' 때문에 어른들이 위험하다고?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748237&CMPT_CD=SEARCH#dvOpinion 

(* 지음에선 전에 이러한 문제에 대해 글을 기고한 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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