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지음][뚝딱 지음 55호] 대학생이 됐지만 청소년운동 할거야

2024-04-01
조회수 705

[활동가의 편지💌] 대학생이 됐지만 청소년운동 할거야


많은 청소년 활동가들이 대학에 진학하거나 비청소년이 되면 청소년 활동을 그만둔다고 해요.

저도 청소년 시기부터 강원도 학생인권조례와 같은 청소년 인권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러다가 대학생이 됐을 때 이제 청소년운동을 그만두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나는 대학거부자도 아니고, 청소년 당사자에서도 멀어지고 있으니 이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 들었죠. 서울에 오다보니 다른 분야의 운동을 접할 기회가 늘어난 것도 한 몫 했죠.

그런데 대학에 입학한 바로 첫 학기, 제 발목을 잡듯 <지속가능한 청소년인권운동을 위한 전·현 활동가 연구: 계속하는 마음, 그만하는 마음>이 세상에 나왔어요. 단행본을 읽자마자 저는 고민 없이 지음에 가입했어요. 가변하는 정체성인 청소년을 대변하는 운동 특성상 청소년이 더 이상 아니게 되면서 활동에서 빠져나가는 상황에 대한 고민이 많아 보였거든요. 그렇다보니 혼자서 지역 청소년단체를 지탱하려 했을 때 느낀 회의감이 연대 의식이 됐고, ‘나는 아직 후기 청소년인데 아무렴 어때’ 하는 생각도 들었죠. 요즘까지도 학생인권조례 이슈를 볼 때마다 화도 났다가 심장도 철렁한 것이 아무래도 청소년인권에 관심이 떠나지 않았다는 증거 같기도 해요. 

제 활동이 열과 성을 다한다고 할 수 없지만, 대학교 캠퍼스 안에서 학생인권조례 폐지 반대 유인물을 붙이고, 청소년 단체를 부스로 부르고 강연을 기획했어요.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철회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넣었어요. 작년 한 해 동안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나이 위계 없는 언론 보도 및 취재 가이드라인의 내용을 만드는 팀에서 같이 활동하기도 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미약하게나마 청소년 운동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자 하고 있어요.

제 주위에는 청소년 운동을 했다가 지금은 하고 있지 않은 사람들도 많아요. 물론 각자의 사정이 있겠지만 '나는 청소년이 아니니까'라는 생각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해요. 지음의 활동가들은 비청소년이 됐다는 이유로 떠난 당신께서 다시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언제나 열려 있을거라 생각해요. 대학에 진학했다고, 비청소년이 됐다고, 청소년 운동을 그만둘 필요는 없어요. 우리 오래오래 같이 활동해요 :)



🔸 이번 <활동가의 편지>는 지음의 채움활동가로 활동하면서 올해부터는 책임활동가로 함께하게 된 보근 님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앞으로는 기존 운영(상근&비상근) 활동가들을 포함해 책임활동가들의 이야기도 같이 실어보려고 해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