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후기] 전태일 정신, 평등을 향해 - 가자! 체제전환!🙌

202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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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 토요일, 2024 전국노동자대회 사전집회 <가자, 체제전환!>에 지음 활동가들도 참여했어요. 같은 날 채움활동가 교육 과정이 있어 끝까지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흥겨운 율동에 맞춰 구호도 외치며 체제전환운동의 의미를 공유하는 시간이었습니다. 공현 활동가는 발언을 통해 학생인권 또한 교육 체제를 바꾸려는 운동이라는 점을 이야기하며, 학생인권법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아래에 발언문과 사진을 덧붙입니다!


“학생인권조례는 평등을 지향한다.”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설명할 때 하곤 하는 말인데요. 이 말을 듣고 소수자 학생이 차별받지 않을 권리에 대해 떠올리는 분이 많을 것 같습니다.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저는 이 말을 가장 먼저 학생도, 청소년도 평등한 인간이라는 의미로 씁니다. 학생과 교사가, 어린이청소년과 비청소년이 평등한 인간이라는 것, 그래서 학생이란 이유로 인권을 무시당해선 안 된다는 것이 학생인권조례를 비롯해 학생인권운동이 이야기해온 가치라고 생각합니다.

서로 평등한 관계에서 만나서 인권을 존중하면서 이루어지는 교육이 학생인권이 만들려고 하는 교육의 모습입니다. 과거 2011년에 학교 체벌이 크게 제한이 됐을 때, 사실 완전히 금지된 상태는 아닌데요, 많은 사람이 ‘체벌의 대안이 뭐냐’라고 묻곤 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은 결국 매 대신 다른 강제적인 방법이 있어야 한다는 말이었죠. 상벌점제라든지, 교실에서 내보내는 거라든지, 더 강화된 징벌이라든지. 

그러나 우리는 체벌을 금지하고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면서 아예 다른 방식의 교육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 것이었습니다. 폭력으로 학생을 억압하는 교육이 아니라, 상호 신뢰와 학생들의 참여 속에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교육 환경을 개선하고, 학급당 학생 수나 수업 부담을 줄이고, 입시 경쟁을 목표로 하지 않는, 숨통이 트이는 교육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것이 달리 말하면 바로 ‘교육체제전환’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오래도록, 학생이 평등한 인간임을 전제로 인권을 존중하면서 이루어지는 교육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변화를 최소화하고 기존의 교육 방식과 체제로 버티려고 하는 학교 사이의 충돌이 있었던 거죠. 오히려 교육 체제는 변화시키지 않은 채로 불완전한 개혁만 이루어졌기 때문에 학생인권 때문에 힘들다는 오해가 더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평등한 인간으로 만나서 이루어지는 교육 속에서는, 교사를 비롯해 교육노동자들의 역할과 노동의 의미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교사들이 하는 일이 학생들을 통제하고 경쟁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을 돌보고, 지원하는 일로 바뀔 수 있을 것입니다. 홀로 교실을 책임지고 통제하라고 요구받는 것이 아니라, 행정적 업무, 성과를 요구받는 것이 아니라, 협력과 지원 속에서 의미 있는 교육을 하게 될 것입니다. 교육의 의미가 모든 학생들의 삶과 권리를 위한 것이 되고, 다양한 학생을 살피고 인간적 관계를 맺는 것을 중시하게 되어서, 교육 현장의 노동자들이 직업윤리와 더 많은 보람을 가지고 노동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학생인권과 교육체제전환은 학교의 존재 목표와 교사의 노동의 의미를 달라지게 한다는 점에서 교사들에게도 더 필요한 일입니다.

오늘은 전태일 정신을 기억하며 노동자대회가 열립니다. 교사노동조합을 만들고 참교육을 외치며 본격화되었던 한국의 교육운동이 지향한 것이 무엇이었는지 다시 돌아보고 질문해야 할 때입니다. 교육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이 곧 학생의 교육환경이라는 말은 어느 한쪽을 억압하고 통제하는 방식으로는 노동환경도, 교육환경도 개선되기 어렵다는 뜻이기도 하다고 생각합니다. 평등한 교육, 노동자를 위한 교육을 함께 만들려면 학생인권 보장이 원칙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저희는 학생인권법 있는 학교를 바랍니다.


😐 혼란의 시대, 전태일 흉상의 얼굴은 우리에게 어떤 질문을 던지는 걸까요? 우리는 그 질문에 사회운동답게 응답해야 합니다. 체제에 맞서고 도전하는 투쟁의 자리에서 잊혀지고 단절됐던 이야기들을 연결해야 합니다.

👀 돌이켜보면 전태일 정신은 결국 ‘평등을 향한 정신’이었습니다. 차별에 맞선 투쟁, 반빈곤과 반전평화, 기후위기에 맞선 정의로운 전환 등 새로운 세계를 여는 실천들이 곳곳에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신자유주의 보수양당이 주도하는 정치 속에 지워진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연결해야 합니다. 그것은 가장 정세적이고 동시대적인 실천을 통해서만 새롭게 갱신되고 규명될 수 있습니다.

✈️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는 11월 9일(토) 당일 오후 1시30분, 독립문 앞에서 전태일 정신의 의미를 되묻고, '체제전환'의 이름으로 전국노동자대회에 참가합시다. 전태일 정신 ‘평등’을 향해, 가자! 체제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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