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후기] <나이 위계 없는 언론 보도 및 취재 가이드라인>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어요.

2023-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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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에서는 2020년부터 ‘어린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캠페인을 지속해왔습니다. 2022년에는 캠페인을 하며 발표한 글들, 활동가들의 칼럼, 실태조사 결과 등을 담은 소책자를 발간했습니다. 

그리고 2023년 12월 9일, 언론보도 및 취재의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차별적 관점들에 문제제기 하고, 언론이 모두를 위한 매체가 될 수 있도록,  <나이 위계 없는 언론보도 및 취재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발표 기자회견을 진행했습니다. 

가이드라인은 다섯 가지 원칙을 지켜줄 것을 강조하며 언론보도 및 취재, 더 나아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블로그 등 다양한 곳에서 어린이·청소년과 관련한 텍스트를 작성할 때 주의할 점과 지향해야 할 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였습니다.

지음의 활동가인 공현과 빈둥이 기자회견에서 발언을 했습니다. 게시글에 기자회견 보도자료를 첨부하고, 가이드라인 전문이 담긴 링크를 함께 달아두었습니다. 많은 언론사, 언론인들을 포함한 시민 분들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보 도 자 료

어린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평등한 언론보도를 원한다!

00양, 00군이 아닌 한 명의 시민으로!

세계인권선언의 날 75주년 기념

<나이 위계 없는 언론 보도 및 취재 가이드라인> 발표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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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23년 12월 09일 13:00 

장소: 서울 종각역 보신각


1. 언론 자유와 독립, 민주주의와 사회발전을 위해 노력하시는 언론노동자분들께 인권과 평등의 인사드립니다.

2.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은 2020년부터 ‘어린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캠페인을 지속해왔습니다. 2022년에는 캠페인을 하며 발표한 글들, 활동가들의 칼럼, 실태조사 결과 등을 담은 소책자를 발간했습니다. 올해는 <나이 위계 없는 언론 보도 및 취재 가이드라인>을 만들었고, 그 결과를 세계인권선언 75주년인 12월 10일을 하루 앞둔 9일에 발표했습니다.

3. 어린이 또는 청소년이 주인공인 뉴스의 헤드라인을 보면 어린 사람을 00양, 00군으로 표현하거나 ‘~해주세요’라는 식의 존대어를 달고 보도됩니다. 또 어린이·청소년이 관련된 일에 어린이·청소년을 취재하지 않거나 인터뷰 대상으로도 여기지 않는 경우도 많습니다.

4. 최근에는 TV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금쪽이 육아’와 같은 말들이 혐오표현으로 변질되어 이용되는가 하면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이후 어린이·청소년에 대해 자극적으로 보도하며 학생인권을 공격하는 경향도 보이고 있습니다.

5. 우리는 지난 1년 동안 어린이·청소년 차별적 표현이 담긴 기사, 평등하고자 노력한 기사 등의 사례를 수집하고 개선점을 모아 가이드라인을 구성했습니다. 가이드라인 내용은 ▲호칭 및 표현 ▲비중 있는 보도 ▲차별과 편견 해소 ▲동시대인으로 존중 ▲나이 위계 및 어린이·청소년 차별적인 언어 문화를 바꾸기 위한 노력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6. 기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보도 부탁드립니다. 아래에 기자회견 순서와 기자회견문을 첨부합니다. 가이드라인 전체 내용도 함께 덧붙입니다. 감사합니다.

 

어린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평등한 보도를 원한다!

00양, 00군이 아닌 한 명의 시민으로!

세계인권선언의 날 75주년 기념

<나이 위계 없는 언론 보도 가이드라인> 발표 기자회견

 

○ 일시 : 2023년 12월 09일(토) 13시

○ 장소 : 서울 종각역 보신각

○ 주최 :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 기자회견 순서

사회자: 난다(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1. 가이드라인 취지와 목적 - 공현(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2. 가이드라인 내용의 구체적 설명 – 빈둥(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3. 장애 청소년에 대한 차별적 보도 사례와 문제점 - 박김영희(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4. 성소수자 청소년에 대한 차별적 보도 사례와 문제점 – 한성(청소년 트랜스젠더 인권모임 튤립연대/노동·정치·사람)

5. 평등한 언론 보도와 차별금지법 제정의 필요성 – 이종걸(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6. 기자회견문(가이드라인 전문) 낭독 – 이규언, 수영(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 기자회견 후 BEST 기사와 WORST 기사를 선정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습니다.


 

[발언문] 가이드라인 취지와 목적 – 공현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왜 SNS나 언론에 무개념 보행자, 자전거 등만 많은지 아느냐. 바로 자동차에는 블랙박스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블랙박스를 달고 다녔다면 공유되는 동영상엔 난폭운전자들로 가득할 것이다.’

제가 몇 년 전에 트위터에서 보고 마음에 깊이 새긴 말입니다. 이 말은 현실을 기록하고 전달하는 매체의 힘과 더불어 그 편향의 위험성도 지적하고 있는데요. 즉, 객관적인 듯이 보이는 블랙박스 동영상은 실은 자동차의 관점에서 보는 영상이라는 너무나 당연한 사실 말입니다.

그런데 언론 매체를 보다 보면 종종 이들이 ‘자동차의 관점’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예컨대, 작년쯤이었나요, 소위 ‘민식이법 놀이’라는 이름으로 어린이들이 어린이보호구역에서 뛰어다니거나 자동차 앞, 옆으로 달리는 영상들이 많이 언론에 소개가 됐습니다. 그런데 거의 99%의 언론보도들이 대개는 온라인 커뮤니티나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을 소개하면서 ‘민식이법 놀이라는 게 유행이라고 하더라’하는 식의 보도를 하더라고요.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그 영상들의 내용은 사실은 어린이가 자동차 근처에서 뛰어가는 것뿐입니다. 그게 놀이이긴 한 건지, ‘민식이법 놀이’라고 할 만큼 최근 어린이보호구역 관련 법이 개정된 것과 뭔가 연관성이 있는 건지, 그게 유행한다면 과연 어느 지역 어느 집단에서 얼마만큼 유행한다는 건지 아무런 정보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언론들은 자극적으로 이를 당시 개정된 어린이보호구역 교통 법규 관련 내용과 연관시키며 ‘민식이법 놀이’라는 명칭을 전파하기에 바빴습니다.

또 하나 충격적인 것은 그런 보도를 하면서 어린이들에게 관련된 질문을 던지고 취재를 한 경우가 찾기 어려웠다는 것입니다. 분명히 보도되는 주제의 당사자일 뿐만 아니라 그 실체를 확인해 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취재원인데 어린이들은 취재의 대상도 되지 못했을까요? 한국 사회의 언론들에게 어린이·청소년이 어떤 존재인지를 너무 잘 드러낸 사례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취재를 한다고 해서 또 다 좋은 것도 아니더라고요. 청소년인권운동에서 2018년, 2019년 등에 청소년 참정권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습니다. 2018년에는 선거권 제한 연령 기준 하향을 요구하며 국회 앞에서 농성도 했어요. 그런데 그때 함께 활동한 청소년 활동가들이 언론 인터뷰를 하는 걸 그렇게 힘들어 했습니다. 물론 질문에 대답하는 일은 원래 피곤한 일이긴 한데요. 문제는 그런 걸 넘어서 대부분 언론들이 청소년들에게 무례하게 대하거나, 부당한 질문을 던지거나 했다는 데 있습니다.

어떤 기자들은 반말을 섞어서 쓰기도 했고, 라디오 프로 진행자가 선거권 관련 법제도나 사실관계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으면서도 청소년 활동가들을 가르치려 들고 ‘이런 멘트를 해라’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인터뷰 과정에서 ‘부모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냐’라는 질문은 심심찮게 받았고, 진지하게 의견을 이야기하고 나니 ‘발랄하고 귀여운 청소년’이란 식의 수식어가 붙은 기사를 받아보게 되기도 했습니다. 주장의 타당성을 따져보지도 않고 ‘청소년이 참정권을 가지면 교육이 무너진다’ 같은 발언을 그대로 받아쓰거나 사설로 쓰는 언론사들도 많았습니다. 결국 언론을 만나고 취재에 응하는 과정 자체가 한국 사회가 청소년에 대해 가진 편견과 맞서 싸우고 버티고 협상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에서는 2020년부터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캠페인을 해 오고 있습니다. 주로 일상 언어 속의 나이 차별을 지적해온 이 캠페인은 이제 언론 보도 관행과 문화들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하려고 합니다. 차별로 인식조차 되지 않던, 언론과 매체 속에서의 어린이·청소년 차별의 문제를 드러내고 ‘이것이 차별이다’, ‘이런 건 부당하다’라고 외치려고 합니다. 반대로 이런 방식으로 취재하고 보도해야 한다고 제안하려 합니다.

언론은 우리 사회의 공론장 역할을 하는 기관이며 주류 문화와 사고방식을 반영하는 거울인 한편 선도하는 주체이기도 합니다. 언론에서 어린이·청소년이라는 소수자를 부당하게 비추던 자신들의 ‘블랙박스 카메라’를 다시 돌아보고, 공정하게 편파적으로 어린이·청소년들의 존재와 목소리를 담고 전하는 것은 한국 사회의 어린이·청소년 인권 의식을 변화시키는 데 큰 효과를 가질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발언문2] <나이 위계 없는 언론보도 및 취재 가이드라인> 내용의 구체적 소개 - 빈둥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비청소년 중심의 시각에 맞춰진 언론보도 및 취재에 대해 문제제기 하고, 언론이 모두를 위한 매체가 될 수 있도록, <나이 위계 없는 언론보도 및 취재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자 합니다. 가이드라인은 다섯 가지 원칙을 지켜줄 것을 강조하며 언론보도 및 취재, 더 나아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블로그 등 다양한 곳에서 어린이·청소년과 관련한 텍스트를 작성할 때 주의할 점과 지향해야 할 점에 대한 내용을 포함하였습니다.

 

첫째, 나이에 따라 존대, 하대를 다르게 하거나 다른 호칭, 표현을 사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한국 사회에서는 일반적으로 나이가 적은 사람에게는 편하게 대해도 된다는 나이 차별적인 인식이 만연합니다. 쉽게 어린 사람에게 ‘친구’라고 부르거나 나이와 성별을 구분지어 ‘~양’, ‘~군’으로 부르기도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기사에서 청소년이 어떤 주장과 요구를 하면 “해주세요” 같은 부탁을 하는 위치로 만들기도 하고요. 청소년을 비청소년과 동등한 시민으로 존중하고 ‘~씨’, ‘~님’과 같은 호칭을 동일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둘째, 어린이·청소년과 관련된 일은 어린이․청소년에게 취재하여 보도해야 합니다.

어린이·청소년의 삶의 문제는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보도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보도되더라도 교육이라는 제한된 범위에 그치곤 하고요. 코로나 상황에서는 청소년이 겪는 어려움이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도 않았습니다. 한국 언론은 어린이·청소년 역시 사회 구성원이라고 인식하고, 어린이·청소년이 배제되지 않는 취재, 기사 배치, 섹션을 구성해야 합니다. 또한 어린이와 청소년의 의견에 주목하지 않거나 어린이․청소년을 취재할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경향도 변화해야 합니다. 어린이·청소년을 취재하더라도 일상적인 질문만을 하고 진지한 질문은 하지 않거나, “누가 가장 친절하게 대해 주었어요?”라고 질문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언론은 어린이·청소년을 중요한 내용에 대답할 수 있는 능력이나 자격이 없는 사람으로 대하지 않고, 주체적 시민으로 여기고 어린이·청소년의 생각과 의견, 실천을 보도해야 합니다.

 

셋째, 나이를 근거로 판단하거나 평가하지 않고, 동등한 시민으로 대우해야 합니다.

모든 어린이·청소년이 학생은 아님에도 한국 사회에서는 대부분 학생이라 불립니다. 청소년이니 당연히 학교를 다니고 있다고 생각하고, 학교가 어디냐는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어린이·청소년을 동등한 시민이라고 생각한다면 학생이라는 한 가지 정체성으로 귀속시키지 말아야 합니다. 또한, 어리다는 이유로 그저 보호받는 사람으로 여기고, 비청소년에게 영향을 받기만 하는 사람으로 여기지 말아야 합니다. 예를 들면, 오늘 기자회견에 함께 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이게 왜 필요한지, 왜 이러한 시위를 하고 있는지 등을 묻지 않고 보호자의 허락이 있는지 묻는 등 청소년은 부모와 학교에 속해 있거나 좌지우지되는 존재로 여기는 질문들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지요. 언론은 나이에 상관없이 존중하는 태도를 원칙으로 삼고, 구체적 증거나 탐사보도가 없이 나이가 어린 사람의 정치, 사회적 실천은 선동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편견, 차별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어린이·청소년을 독립적인 주체로 대우하고, 공정하고 사실에 입각한 보도를 해야 할 사회적 책임을 갖고 차별적 편견을 확대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넷째, 어린이·청소년을 이미지로 소비하지 않고 현재를 살아가는 동시대인으로 존중해야 합니다.

언론과 미디어에서 어린이·청소년은 순진무구한 이미지, 폭력성의 상징처럼 소비되거나 재현되곤 합니다. 그 과정에서 어린이·청소년이 겪고 있는 갈등이나 고민을 쉽게 낭만화되어 ‘질풍노도’나 ‘사춘기’ 등의 용어로 가볍게 여겨지고 대상화됩니다. 어린이·청소년 개개인이 갖는 다양한 개성들은 무시되고, 쉽게 단일한 특징을 가진 집단으로 묘사되면서 학교폭력 등의 범죄는 단순하게 재현되면서 사회 전체의 청소년 혐오를 부추기면서 청소년 집단 전체가 통제받아야만 한다는 사회적 메시지를 재생산하고 있습니다. 언론은 문제의 복합적인 본질이 무엇인지 조명할 수 있어야 하고, 언론을 통해 재생산되는 어린이 ·청소년이 경험하는 사회 부조리와 차별, 편견 등을 인식하고 더는 반복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미래세대가 아닌 현재 함께 살아가고 있는 동시대인으로 어린이·청소년을 존중하고, ㅇ린이, 중2병, 급식충, 잼민이 등의 어린이·청소년을 비하하는 멸칭을 쓰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다섯째, 우리 사회에서 나이 위계와 어린이․청소년 차별적인 언어와 문화를 바꾸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언론보도 뿐만 아니라 번역을 할 때에도 비청소년과 청소년의 대화는 청소년에게 하대하고, 비청소년에게 존대하는 것으로 번역되곤 합니다. 남성이 여성에게 하는 말은 하대로, 여성이 남성에게 하는 말은 존대로 번역되는 경우가 많아 오래전부터 문제제기가 있어 왔고 많은 변화가 이루어져 온 것을 고려해보면 나이 위계에 대해서도 바꿔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이상 다섯 가지 원칙에 따라 언론 및 사회 구성원들 간에 문제의식을 공유할 것을 요구하고자 합니다. 특히 언론사에서는 사내 보도준칙과 규범을 수정해 나가야 합니다. 가이드라인의 내용들을 담아 어린 사람을 아랫사람으로 대하지 않도록 교육을 실시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모든 사람을 대변할 수 있는 언론 문화를 만들어나가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링크 클릭 : 가이드라인 전체 읽기 (청소년인권 자료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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