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뚝딱 지음 송년 인사에서 활동을 정리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짧게 전했는데요. 조금 더 긴 마음은 활동가의 편지를 통해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동안 뚝딱 지음의 활동가의 편지로 이어져 온 〈질문이 많은선〉도, 이번 글이 마지막이 되었습니다. 2017년부터 서울에서 활동을 이어왔고, 2018년 서울에 살게 되면서 2016–2017년 울산에서 해오던 활동을 한 차례 정리했던 시간이 떠오릅니다. 그 이후로 서울에서 비교적 긴 시간을 보내며 활동을 계속해 왔는데, 시간이 흐를수록 몸이 자주 아프고 마음이 쉽게 지치는 순간들이 잦아졌습니다.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오래, 덜 상처받으며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중간중간 쉬어보기도 했지만, 그조차 생각보다 쉽지는 않더라고요. 활동이라는 것은 늘 즐거울 수만은 없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더라도 각자의 속도와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으며, 내가 원하지 않더라도 흘러가는 사회의 상황 속에서 감당하게 되는 일들도 생기곤 합니다. 그런 시간들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제 몸과 마음이 그 속도를 더는 따라가기 어렵다는 감각이 분명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활동을 멈춘다기보다는, 어디에 있든 청소년인권 활동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를 다시 고민해보려 합니다. 지금의 서울에서의 속도가 제게는 조금 버겁게 느껴져, 한때 머물렀던 울산으로 돌아가 다시 천천히 길을 그려보려 합니다. 그곳에서라면, 저의 호흡에 조금 더 맞는 방식으로 활동과 삶을 함께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윤지영의 〈Blue Bird〉라는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불이 가득 켜진 거리에 갔을 땐 아무 말도 없는 사람들을 봤네 약속된 침묵을 깨고선 누군가 구역질을 했네.” 요즘 먹고 있는 약의 부작용 때문인지, 그 구역질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더 또렷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침묵을 견디지 못해 몸이 먼저 반응하는 순간들, 외면하지 않기 위해 애쓰다 오히려 더 아파지는 시간들. 어쩌면 저는 그동안 너무 오래, 너무 많은 침묵 앞에서 서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이 끝이라고 해서 질문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지금의 저는, 질문을 놓지 않기 위해 잠시 방향을 바꾸려 합니다. 속도를 늦추고, 숨을 고르며, 다시 오래 걸을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습니다. 그동안 함께 질문해 주시고, 곁을 내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금 쓰는 이 글이 은선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자리에서 이어질 새로운 문장의 시작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나마스떼🙏🏽

🔸 '질문이 많은선'이라는 제목은 '질문이 많은', '은선'을 더해서 붙인 이름입니다. 질문을 통해 활동을 만났고,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는 방법을 활동으로 찾아가고 있어요. 그래서 계속 질문을 떠올리고 싶은 마음으로 써왔습니다. 은선의 [활동가의 편지]는 이번 호를 끝으로 인사드립니다. 지음에서의 활동은 마무리하지만 또다른 자리에서 이어질 은선의 질문을 함께 응원해주세요! 그동안 '질문이 많은선'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활동가의 편지💌] 질문이 많은선
- 마지막 질문이 많은선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오래, 덜 상처받으며 지속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중간중간 쉬어보기도 했지만, 그조차 생각보다 쉽지는 않더라고요. 활동이라는 것은 늘 즐거울 수만은 없고,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더라도 각자의 속도와 방식은 다를 수밖에 없으며, 내가 원하지 않더라도 흘러가는 사회의 상황 속에서 감당하게 되는 일들도 생기곤 합니다. 그런 시간들이 반복되면서, 어느 순간 제 몸과 마음이 그 속도를 더는 따라가기 어렵다는 감각이 분명해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활동을 멈춘다기보다는, 어디에 있든 청소년인권 활동을 어떻게 이어갈 수 있을지를 다시 고민해보려 합니다. 지금의 서울에서의 속도가 제게는 조금 버겁게 느껴져, 한때 머물렀던 울산으로 돌아가 다시 천천히 길을 그려보려 합니다. 그곳에서라면, 저의 호흡에 조금 더 맞는 방식으로 활동과 삶을 함께 이어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윤지영의 〈Blue Bird〉라는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불이 가득 켜진 거리에 갔을 땐 아무 말도 없는 사람들을 봤네 약속된 침묵을 깨고선 누군가 구역질을 했네.” 요즘 먹고 있는 약의 부작용 때문인지, 그 구역질이라는 단어가 유난히 더 또렷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침묵을 견디지 못해 몸이 먼저 반응하는 순간들, 외면하지 않기 위해 애쓰다 오히려 더 아파지는 시간들. 어쩌면 저는 그동안 너무 오래, 너무 많은 침묵 앞에서 서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글이 끝이라고 해서 질문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지금의 저는, 질문을 놓지 않기 위해 잠시 방향을 바꾸려 합니다. 속도를 늦추고, 숨을 고르며, 다시 오래 걸을 수 있는 길을 찾고 싶습니다. 그동안 함께 질문해 주시고, 곁을 내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지금 쓰는 이 글이 은선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자리에서 이어질 새로운 문장의 시작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나마스떼🙏🏽
🔸 '질문이 많은선'이라는 제목은 '질문이 많은', '은선'을 더해서 붙인 이름입니다. 질문을 통해 활동을 만났고, 스스로를 미워하지 않는 방법을 활동으로 찾아가고 있어요. 그래서 계속 질문을 떠올리고 싶은 마음으로 써왔습니다. 은선의 [활동가의 편지]는 이번 호를 끝으로 인사드립니다. 지음에서의 활동은 마무리하지만 또다른 자리에서 이어질 은선의 질문을 함께 응원해주세요! 그동안 '질문이 많은선'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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