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언어 속 차별 문제 열세 번째 이야기] 물건을 ‘아이’라 부르는 것?

🌵 어린이날 기획

[물건을 ‘아이’라 부르는 것?]


유튜버가 자신이 소장한 물건을 소개할 때라든지 일상적으로 상대방에게 물건에 대해 이야기할 때 “이 아이는~” 이런 식의 표현은 흔히 사용되어요. 옷을 판매하는 곳에서도 신상 옷을 가져올 때 “예쁜 아이 데려오겠다”는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왜 물건을 부르는 이름이 ‘아이’일까요? 물건을 아이라고 칭하는 관습 속에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질문해 보았으면 해요.


사회적으로 차별받는 이들에게 혐오나 무시가 담긴 호칭은 쉽게 목격할 수 있는 것 같은데요. 그에 비해 사람을 칭하는 호칭으로 물건을 칭하는 경우는 드문 것 같아요. 어린이·청소년에게 직접 향하는 말이 아니고, 비교해볼 사례도 별로 없어서, 많은 이들이 물건을 ‘아이’라고 부르는 것이 차별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못하고 그런 말을 사용하는 것 같아요.


대부분 물건을 ‘아이’라고 쓰는 경우에 어린이를 떠올리기보다는 자신의 물건을 흔히 더 귀엽게 나타내거나 더 자신의 소유임을 나타내는 듯해요. “내 물건 내가 더 아껴서 그렇게 표현하는데 뭐가 문제냐”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왜 ‘아이’라는 호칭은 쉽게 물건을 부르는 이름이 되었을지 질문해 보았으면 해요. 어린이를 소유할 수 있는 존재, 귀엽게만 취급되는 존재로 여기는 생각이 있어서 물건을 ‘아이’라 부르게 되는 것 아닐까요.


사실 이런 표현을 어린이가 들을 때면 ‘아이’가 본인을 칭하는 말인지, 어떤 물건을 칭하는 말인지 혼란을 겪게 되기도 합니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물건을 ‘아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이 좋을 듯해요. 어린이·청소년이 누군가의 '부속품'이나 '소유물', '물건 취급' 받지 않는 세상을 바라며 물건을 '아이'말고 본래의 이름으로 부르면 어떨까요? 단지 물건을 ‘아이’라고 부르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이런 언어 습관 속에 어린이·청소년을 동등한 존재로 여기지 않는 인식이 들어 있지 않나 성찰해야 한다는 거예요.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일상 언어 속 차별 문제 '열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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