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언어 속 차별 문제 열일곱 번째 이야기] 대견하다, 기특하다

1
4

닉네임2024-05-22 11:10
글쎄요. 우리나라 언어는 존중어가 있고, 높임표현이 있는 문화권인데 이 자체를 문제다라고 표현하는 듯해 의문스럽네요.
대견하다를 대단하다로 표현한다면 그렇죠 평등한 언어일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어른이 아이의 행동이 놀랍고, 이를 대단하게 여겨서 하는말인가요? 어른의 시각에서 아이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지않습니까. 아이의 그 행동을 친구가 한다면 절대 그것을 대단하다고 표현하지 않을것입니다. 판단에 이미 어른의 시각이 있는데 표현만 평등하다고 정말 그게 평등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아이의 입장을 존중하기 때문에 어른의 눈에 찰 수준이 아니라도 칭찬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언어는 사고를 결정짓지요. 너와 내가 평등하고 동등하다는 생각은 때로 '난 하는데 넌 왜 못해?'라는 기계적 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쩌면 상하질서의 언어는 배려의 언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대견하다를 대단하다로 표현한다면 그렇죠 평등한 언어일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어른이 아이의 행동이 놀랍고, 이를 대단하게 여겨서 하는말인가요? 어른의 시각에서 아이를 보고 판단하는 것이지않습니까. 아이의 그 행동을 친구가 한다면 절대 그것을 대단하다고 표현하지 않을것입니다. 판단에 이미 어른의 시각이 있는데 표현만 평등하다고 정말 그게 평등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오히려 아이의 입장을 존중하기 때문에 어른의 눈에 찰 수준이 아니라도 칭찬하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언어는 사고를 결정짓지요. 너와 내가 평등하고 동등하다는 생각은 때로 '난 하는데 넌 왜 못해?'라는 기계적 평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어쩌면 상하질서의 언어는 배려의 언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1232025-01-24 01:44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조금 적자면 취지는 좋으나 결론을 내리기엔 조금 더 신중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 아이는 아랫사람이 아니다는 좋은 취지 아래 묶여버린 좀 안타까운 사례같아요. 어릴때 쓰는 말과 성인이 되어 쓰는 말은 다릅니다 세대별 그리고 남녀의 언어도 다릅니다, 아이들이 쓰지 못하는 말을 어른이 한다고 그것이 차별적으로 들린다고 생각하는건 조금 공감하기가 힘드네요. 그리고 위에 두분이 말씀하신 proud of you 같은 경우는 어느정도 친분을 쌓지 않으면 도통 잘 쓰질 않습니다. 한국에선 대견하다는 말은 어린 사람들에게 좀 더 두루두루 쓰이는 말이지요. 즉 다른 정서, 문화 말을 직역해서 쓰는 건 맞지 않지요. 오히려 good for you라는 말을 더 많이 씁니다. 우리 나라에서 누군가를 칭찬할때 너 좋겠다 로 끝나는 말은 조금 많이 심심않나요? 부모님이 자랑스러워 하겠다. 정말 잘했네. 열심히 하더니 드디어 해냈다 라는 좀 더 세부적이고 가족 중심 그리고 사회로 부터의 성과를 칭찬하지요. 물론 개인의 성과를 반드시 전체사회의 성과로 치환해 평가하는 일은 조금 걸립니다만, 우리나라도 빠르게 개인화 되어가고 있으니, 서로간의 건강한 관계적 거리가 생겨나고 글쓴이 같이 사고 하시는 분들이 지금처럼 열심히 하시다 보면 더 건강하게 서로를 칭찬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감히 생각해 봅니다.
[대견하다, 기특하다]
사회 문제에 관심을 갖고 활동에 참여하는 청소년들이 유독 많이 듣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참 대견하다”, “기특하네” 같은 말들이에요. 분명 긍정적 평가가 담긴 칭찬의 말인데요. 그런데 이런 말을 들으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될 때가 있어요. 어떤 청소년들은 그런 말을 듣는 게 불쾌하다고 얘기하기도 하고요. 왜 그럴까 곰곰 생각해봤는데, 우선 대견하다는 말이 ‘어른이 어린 사람에게만 하는 말’이라는 것부터 짚어야 할 것 같습니다.
10대 청소년이 40-50대의 비청소년에게 “연세도 많으신데 이런 생각을 하시다니 대견하시네요.”라거나 “참 기특하네요.” 같은 말을 하는 상황을 상상해보면 어떤가요? 그 이유를 불문하고 무례하다거나 버릇없다는 반응이 돌아오기 쉬울 것입니다.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그 말을 들은 사람은 다소 당황하긴 하겠죠. 청소년들에겐 그런 말을 잘 써왔던 사람이라도 말이에요. 나이 많은 사람에게 말할 땐 “존경스럽다”, “대단하다”, “훌륭하다”라거나 “놀랍다” 정도의 말을 하는 게 고작일 것이고, 나이 어린 청소년이 나이 많은 사람을 평가하듯 말했단 것만으로도 불쾌하다고 하는 사람도 없진 않을 거 같습니다.
사전을 찾아보니 “대견하다”는 “(윗사람이 아랫사람이나 그 언행이) 보기에 흡족하고 자랑스럽다.”로 뜻풀이가 등재되어 있고, “기특하다”는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이나 그 생각, 언행 따위가) 뛰어나고 특별하여 귀염성이 있다.”라고 등재되어 있습니다. 예문도 대부분 아이, 후배, 학생들 등 나이가 더 어린 사람들에 대해 쓰는 말로 나와 있네요. 즉, 이 단어는 기본적으로 상대방을 나이 어린 사람 또는 자기보다 아랫사람으로 바라보는 태도를 가지고서 쓰는 것입니다. 윗사람으로서 아랫사람을 평가하며 만족스럽다거나 귀엽다거나 놀랍다는 맥락이 담겨 있는 말입니다. 그러니 그 말을 듣는 청소년 입장에선 별로 대등한 존재로 존중한다는 느낌을 받지 못할 만하지요.
좀 더 깊게 생각해보면, “대견하다”, “기특하다” 같은 말이 쓰이는 상황은 어린이·청소년이 사려 깊은 모습을 보이거나 선행을 할 때가 대부분인데요. 여기에서는 어린이·청소년들은 미성숙하고, 생각이 짧고, 보호받거나 도움받는 위치에 있는 게 보통인데 그걸 벗어나는 것이 특별하고 특출나게 뛰어난 것이라는 어감을 읽어낼 수도 있습니다. 그런 말을 쓰는 것 자체가 어린이·청소년 일반에 대한 고정관념을 담고 있는 거지요. 특히 정치적 문제나 사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활동하는 청소년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은, 청소년들의 사회적 참여와 활동을 자연스럽지 않은 것, 특이하고 예외적인 것처럼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도 차별적입니다.
“대견하다”, “기특하다” 같은 말이 왜 나이 차별적일 수 있는지를 살펴봤는데요. 좋게 생각해서 한 말인데 이게 왜 문제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의도가 어땠는지와 상관없이, 그 말이 상대방이 어린 사람이기 때문에 쓸 수 있는 말은 아닌지, 그 말 속에 이미 담겨 있는 사회적 관계와 맥락과 고정관념이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는 건 꼭 필요한 일입니다. “대견/기특하다”라고 말할 때 거기에는 나이 많은 사람이 어린 사람을 평가하여 칭찬하거나 질책할 수 있다는 습관적인 태도가 반영되어 있진 않았을까요? 상대방을 아랫사람이라고 여기지 않는다면 과연 자신이 그런 말을 썼을지 곱씹어보면 어떨까요?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일상 언어 속 차별 문제 '열일곱 번째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