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의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캠페인에서 발표한 글들, 활동가들의 칼럼, 평평이들의 이야기, 실태조사 결과 등을 담은 소책자의 PDF 파일입니다.
2022년 5월 텀블벅 크라우드펀딩을 거쳐서 발간했습니다. (2022년 6월 13일 펴냄)
출처를 정확히 표시하여 비상업적으로 자유롭게 사용, 재게시 등 가능합니다.
서문
100년 전인 1922-1923년 시작된 어린이날 운동. 1922년 어린이날에 발표된 선언문과 1923년 어린이날에 발표된 〈소년운동의 기초 조항〉은 모두 이런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어린이를 재래의 윤리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허하라.” 여기에서 재래의 윤리적 압박이란 다름 아니라 ‘어른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규범, 장유유서(長幼有序) 등의 나이주의적 차별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100년 전의 어린이날에는 나이에 따른 권력관계와 수직적 문화를 없애고 어린이를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하라는 것을 제1과제로 삼았던 것입니다.
또한 이때 발표된 〈어른에게 드리는 글〉에는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치어다보아 주시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보드랍게 하여 주시오”라는 말이 앞부분에 올라있습니다. 나이 어린 사람을 아랫사람으로 대하지 말 것, 존댓말을 사용할 것을 공식 발표한 것입니다. 참고로 어린이들에게 당부하는 글 중엔 “어른들에게는 물론이고 당신들끼리도 서로 존대하기로 합시다”란 내용이 있어서 어린이·청소년 사이에서의 나이주의적 위계도 없애고자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지금도 어린이·청소년이나 나이 어린 사람에게 반말을 하고 하대를 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습니다. 2022년 어린이날 100주년을 앞두고 《어린이과학동아》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어린이에게 존댓말을 쓰고 부드럽게 대해 주세요”가 가장 잘 안 지켜지는 조항으로 꼽혔습니다. 또한 ‘급식충’, ‘잼민이’와 같이 어린이·청소년을 조롱하고 혐오하는 의미를 담은 신조어도 늘고 있습니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은 2020년 11월부터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 일상 언어 속 나이 차별 개선 캠페인’을 해 왔습니다. 이 캠페인에서는 ‘어린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킵시다’ 포스터를 배포하며 어린이·청소년 및 나이 어린 사람에게 일방적 반말 사용 등 하대를 하지 말 것을 공식 제안했습니다. 나아가 나이 차별적인 언어 문화와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혐오 표현, 편견이 담긴 말 등을 지적하는 글을 연재했습니다. 본 책자는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캠페인을 통해 차별적 언어 문화를 비판한 내용을 보충, 갈무리하고, 활동가들의 칼럼과 캠페인에 동참한 ‘평평이’들의 경험담을 함께 담았습니다. ‘어린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킵시다’ 포스터 해설과 학교 안에서의 나이 차별 문제에 대한 설문 조사를 부록으로 수록했습니다.
이 소책자에서는 여러 어린이·청소년을 하대하고 차별하는 언어 문화와 어린이·청소년에 관련도니 혐오 표현 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특정한 말이나 단어, 표현을 쓰지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어린이·청소년을 대하는 방식과 나이주의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특정한 말을 쓰지 않는다고 해도 그건 곧 다른 새로운 말로 대체될 뿐일 테니까요. 그보다는 오늘날의 언어 문화와 표현들 속에 어린이·청소년에 관한 어떤 차별과 편견이 담겨 있는지를 성찰하고, 이를 계기로 어린이·청소년을 존중하는 사회, 나이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넓히기를 바랍니다.
1922년 어린이날에 “어린이를 재래의 윤리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허하라”라고 요구했던 것이 2022년 오늘날의 문제의식으로 계승, 발전된 것이 바로 우리의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라는 표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날이 만들어진 지도 100년이 지났는데, 이제는 어린이·청소년을 어른과 다른 아랫사람, 반말을 하고 하대를 해도 되는 사람으로 여기는 문화가 차별적인 악습임을 우리 사회가 인정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여러 차별과 폭력이 사라지도록 함께 힘을 모으기를 부탁드립니다.
2022년 5월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목차
서문
① 어린이·청소년 나이 차별적인 일상 언어 문제들
반말과 하대
○○분
○○ 친구
나이가 같으면 친구?
교사가 학생을 부를 때 ‘애들’?
○○ 양/군
우리 아이
미성년자
사춘기/중2병
등골브레이커
급식(충)
잼민이
님, ‘초딩’이세요?
미래의 주역, 미래의 희망
대들다, 말대꾸
대견하다, 기특하다
‘애들은 짐승’
물건을 ‘아이’라 부르는 것?
② 어린이·청소년에게 평등한 사회를 위한 칼럼들
■ ‘학생님’이라는 호칭은 왜 어색할까
■ ‘○린이’에 담긴 편견
■ 청소년은 ‘미래세대’가 아니다
③ ‘평평이’들의 이야기
■ ‘존댓말하는 어른은 처음 봐요’ - 여름, 초등학교 교사
■ ‘말로만 학생인권 존중을 외치는 것을 넘어’ - 이윤승, 고등학교 교사
■ ‘학교 선후배 간 나이 차별적인 언어 문화’ - 이종채, 고등학교 학생
■ 갓난아기에게 “○○ 씨”가 어색할 게 뭐 있나 – 공현, 청소년인권활동가
부록
① ‘어린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킵시다’ 포스터 소개
② 학교 내 나이 차별적 언어 문화 실태 조사 결과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소개
후원자 명단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의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캠페인에서 발표한 글들, 활동가들의 칼럼, 평평이들의 이야기, 실태조사 결과 등을 담은 소책자의 PDF 파일입니다.
2022년 5월 텀블벅 크라우드펀딩을 거쳐서 발간했습니다. (2022년 6월 13일 펴냄)
출처를 정확히 표시하여 비상업적으로 자유롭게 사용, 재게시 등 가능합니다.
서문
100년 전인 1922-1923년 시작된 어린이날 운동. 1922년 어린이날에 발표된 선언문과 1923년 어린이날에 발표된 〈소년운동의 기초 조항〉은 모두 이런 내용으로 시작합니다. “어린이를 재래의 윤리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허하라.” 여기에서 재래의 윤리적 압박이란 다름 아니라 ‘어른에게 순종해야 한다’는 규범, 장유유서(長幼有序) 등의 나이주의적 차별을 가리키는 것입니다. 100년 전의 어린이날에는 나이에 따른 권력관계와 수직적 문화를 없애고 어린이를 동등한 인격체로 대우하라는 것을 제1과제로 삼았던 것입니다.
또한 이때 발표된 〈어른에게 드리는 글〉에는 “어린이를 내려다보지 마시고 치어다보아 주시오”, “어린이에게 경어를 쓰시되 늘 보드랍게 하여 주시오”라는 말이 앞부분에 올라있습니다. 나이 어린 사람을 아랫사람으로 대하지 말 것, 존댓말을 사용할 것을 공식 발표한 것입니다. 참고로 어린이들에게 당부하는 글 중엔 “어른들에게는 물론이고 당신들끼리도 서로 존대하기로 합시다”란 내용이 있어서 어린이·청소년 사이에서의 나이주의적 위계도 없애고자 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 사회에서는 지금도 어린이·청소년이나 나이 어린 사람에게 반말을 하고 하대를 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접할 수 있습니다. 2022년 어린이날 100주년을 앞두고 《어린이과학동아》가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어린이에게 존댓말을 쓰고 부드럽게 대해 주세요”가 가장 잘 안 지켜지는 조항으로 꼽혔습니다. 또한 ‘급식충’, ‘잼민이’와 같이 어린이·청소년을 조롱하고 혐오하는 의미를 담은 신조어도 늘고 있습니다.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은 2020년 11월부터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 일상 언어 속 나이 차별 개선 캠페인’을 해 왔습니다. 이 캠페인에서는 ‘어린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킵시다’ 포스터를 배포하며 어린이·청소년 및 나이 어린 사람에게 일방적 반말 사용 등 하대를 하지 말 것을 공식 제안했습니다. 나아가 나이 차별적인 언어 문화와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혐오 표현, 편견이 담긴 말 등을 지적하는 글을 연재했습니다. 본 책자는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캠페인을 통해 차별적 언어 문화를 비판한 내용을 보충, 갈무리하고, 활동가들의 칼럼과 캠페인에 동참한 ‘평평이’들의 경험담을 함께 담았습니다. ‘어린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킵시다’ 포스터 해설과 학교 안에서의 나이 차별 문제에 대한 설문 조사를 부록으로 수록했습니다.
이 소책자에서는 여러 어린이·청소년을 하대하고 차별하는 언어 문화와 어린이·청소년에 관련도니 혐오 표현 등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단순히 특정한 말이나 단어, 표현을 쓰지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사회가 어린이·청소년을 대하는 방식과 나이주의가 변화하지 않는다면, 특정한 말을 쓰지 않는다고 해도 그건 곧 다른 새로운 말로 대체될 뿐일 테니까요. 그보다는 오늘날의 언어 문화와 표현들 속에 어린이·청소년에 관한 어떤 차별과 편견이 담겨 있는지를 성찰하고, 이를 계기로 어린이·청소년을 존중하는 사회, 나이로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넓히기를 바랍니다.
1922년 어린이날에 “어린이를 재래의 윤리적 압박으로부터 해방하여 완전한 인격적 예우를 허하라”라고 요구했던 것이 2022년 오늘날의 문제의식으로 계승, 발전된 것이 바로 우리의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라는 표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날이 만들어진 지도 100년이 지났는데, 이제는 어린이·청소년을 어른과 다른 아랫사람, 반말을 하고 하대를 해도 되는 사람으로 여기는 문화가 차별적인 악습임을 우리 사회가 인정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어린이·청소년에 대한 여러 차별과 폭력이 사라지도록 함께 힘을 모으기를 부탁드립니다.
2022년 5월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목차
서문
① 어린이·청소년 나이 차별적인 일상 언어 문제들
반말과 하대
○○분
○○ 친구
나이가 같으면 친구?
교사가 학생을 부를 때 ‘애들’?
○○ 양/군
우리 아이
미성년자
사춘기/중2병
등골브레이커
급식(충)
잼민이
님, ‘초딩’이세요?
미래의 주역, 미래의 희망
대들다, 말대꾸
대견하다, 기특하다
‘애들은 짐승’
물건을 ‘아이’라 부르는 것?
② 어린이·청소년에게 평등한 사회를 위한 칼럼들
■ ‘학생님’이라는 호칭은 왜 어색할까
■ ‘○린이’에 담긴 편견
■ 청소년은 ‘미래세대’가 아니다
③ ‘평평이’들의 이야기
■ ‘존댓말하는 어른은 처음 봐요’ - 여름, 초등학교 교사
■ ‘말로만 학생인권 존중을 외치는 것을 넘어’ - 이윤승, 고등학교 교사
■ ‘학교 선후배 간 나이 차별적인 언어 문화’ - 이종채, 고등학교 학생
■ 갓난아기에게 “○○ 씨”가 어색할 게 뭐 있나 – 공현, 청소년인권활동가
부록
① ‘어린 사람에 대한 예의를 지킵시다’ 포스터 소개
② 학교 내 나이 차별적 언어 문화 실태 조사 결과
청소년인권운동연대 지음 소개
후원자 명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