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언어 속 차별 문제 열 번째 이야기] 대들다, 말대꾸

대들다, 말대꾸


“꼬박꼬박 말대꾸하네.” “어른한테 대들지 마.” 이런 말들, 한국의 어린이·청소년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 봤을 것 같아요. 어른이나 나이가 많은 사람, 특히 교사나 부모가 뭔가를 명령하거나 의견을 이야기했을 때, 어린이·청소년이 고분고분 따르지 않고 다른 의견을 덧붙이거나 대립각을 세우면 저런 반응이 돌아오곤 하지요.


‘말대꾸’나 ‘대들다’라는 표현은 상하관계를 전제하고 사용될 때가 많습니다. 특히 나이에 따른 상하관계에서 많이 쓰이지요. 단어의 뜻만 놓고 보면 그렇지 않은데도 말이에요. 사전을 보면 ‘말대꾸’는 “남의 말을 듣고 그대로 받아들이지 아니하고 그 자리에서 제 의사를 나타냄. 또는 그 말.”이라는 뜻이고, ‘대들다’는 “요구하거나 반항하느라고 맞서서 달려들다.”라는 뜻입니다. 즉, 다른 사람의 말에 대해 그 자리에서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것이 말대꾸이고, 요구나 반대의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맞서는 것이 대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서로 평등한 관계에서라면 이런 상황일 때 보통 다른 표현을 쓰곤 합니다. “말싸움(언쟁)했다”, “반박하다”, “의견 대립이 있다” 같은 말들을 쓰겠지요. 이런 표현 속에는 두 사람이 서로 싸울 수 있고 다른 의견을 가질 수도 있고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존재라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반면, “말대꾸하지 마라” 같은 표현 속에는 어린이·청소년의 의견이나 입장을 대등하게 바라보지 않고 무시하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어린이·청소년은 어른이 말하는 대로 군말 없이 순종해야 하고, 자기 의견을 표현하는 것은 예의 없거나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라는 것이지요. “말대꾸”나 “대든다” 같은 말에는, 우리 사회가 어린이·청소년의 생각과 말을 폄하하고 어린이·청소년을 아랫사람으로 보는 태도가 반영되어 있습니다.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캠페인은 이렇게 어린이·청소년을 무시하거나 차별하는 언어 표현을 돌아보려 합니다. 우리 사회가 어린이·청소년도 자기 생각과 의견이 있고, 나이 많은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어린이·청소년의 의견이 존중받아야 하며, 대등한 관계에서 토론이나 언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면, “말대꾸”나 “대들다” 같은 말로 어린이·청소년의 입을 다물게 하려는 모습도 사라질 것입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주변 사람들이 어린 사람을 아랫사람으로 보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면 좋겠습니다. 어린이·청소년 차별적인 문화 특히 비하와 혐오를 담은 일상 언어를 바꾸기 위해 앞으로도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요!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일상 언어 속 차별 문제 '열 번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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