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언어 속 차별 문제 열네 번째 이야기] 교사가 학생을 부를 때, '애들'?

🌵 스승의날 기획

[교사가 학생을 부를 때, '애들'?]


사람이 사람을 부르는 말은 매우 다양합니다. 상황과 관계에 따라 적절히 호칭을 사용하는 것이 한국어에서는 중요한데 또 너무 어렵다고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들이 말하기도 하죠.


그 중에서 교사가 학생을 부르는 말로 적절한 호칭은 무엇일까요? 일대일로 부를 때는 아무래도 'ㅇㅇ야'라고 이름을 부르는 경우가 많겠죠. 하지만 여러 명의 학생을 부르거나 혹은 다른 장소에서 대화를 하면서 학생들을 가리킬 때 교사들은 보통 ‘애들’, '아이들'이라는 말을 가장 많이 쓰는 것 같아요.


'애(들)'에 대하여 차별적인 호칭이니까 쓰지 않아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꾸준히 있어왔습니다. 또 반면에 어리니까 아이라고 부르는 게 맞지 않냐, 그리고 어리다는 것은 그 때만 누릴 수 있고 존중받아야 할 정체성인데 왜 아이라고 부르면 안되냐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런데, '애들'이라는 말은 전반적인 권한을 부여받지 못하는 위치를 당연하게 여기게 한다는 점에서 차별적입니다. ''아이, '애들'은 '어른'들과 다른, 아직 어리고 미성숙한 사람을 가리키니까요. ‘애들로만’라는 말과 ‘학생위원들로만’이라는 말은 꽤 다르게 느껴지지 않나요? ‘애들’이라는 말은 상대를 권리의 주체보다는 보호받거나 신뢰롭지 못한 존재로보다 쉽게 여기게 하는 것 같아요.


이렇게 상대적으로 권위나 권한이 없는 낮은 사람들로 보이게 하는 ‘애들’이라는 말은 학생을 개인보다는 집단으로 보이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여자애들은~”, “3반 남자애들은~”, “걔들은” 등의 호칭은 다양한 사람들을 쉽게 뭉뚱그려 똑같아 보이게 합니다. 학교에서는 참여를 경험하고 보장받고, 다양한 개성과 자아실현이 지지받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보다 친근함을 표한하기 위해서 '아이'나 '애들'이라고 부르는 경우도 많은데요. 이런 말들이 친근함을 느끼게 해주는 건 가족 내에서 쓰이는 호칭이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교사-학생은 사적인 관계가 아니고 가족은 더더욱 아닙니다. 사회적 관계를 가족과 유사하게 여기는 문화는 민주사회의 구성원으로서 관계맺기를 실천하는 학교와는 어울리지 않는 게 아닐까요? 공적으로 관계맺고 참여를 보장하는 호칭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보면 어떨까요?


[어린 사람은 아랫사람이 아니다] 일상 언어 속 차별 문제 '열네 번째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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