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음 활동]학생인권 현실과 학생인권 보장 법제도의 필요성 토론회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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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인권 현실과 학생인권 보장 법제도의 필요성 - 초·중·고 학생인권 및 감독·구제 현황과 개선 방향 모색

 2022년 1월 11일 오후 3시


발제 

공현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하창원 (국가인권위원회 아동청소년인권과)


토론 

김찬 (청소년인권행동 아수나로 부산지부)

이창휘 (경기도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

최주현 교육부 민주시민교육과 


주최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박주민



발제1

학생인권조례 10년, 학생인권의 현실과 학생인권법이 필요한 이유

 

공현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학생인권조례 10년, 학생인권의 현실

 

2010년, 경기도에서 전국 최초의 학생인권조례가 제정되었고, 서울시교육청은 학교 체벌 금지를 선언했다. 2011년에는 광주와 서울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의회를 통과했고, 교육부는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하여 학교 체벌을 부분적으로나마 금지했다. 학생인권 보장을 요구해온 청소년인권운동이 낳은 유의미한 제도적 개선이었고, 학생인권 현실에도 괄목할 만한 변화를 불러왔다.

2013년까지 경기, 광주, 서울, 전북의 4개 지역에서 학생인권조례가 만들어졌고 2020년 들어 충남과 제주에서 학생인권조례가 통과되었다. 상당 범위의 지역이 학생인권조례 적용 대상이 된 영향은 컸다. 두발복장규제나 체벌 등이 학교의 ‘당연한’ 풍경처럼 받아들여지던 상식이 변하기 시작하며 학생인권조례는 사회 인식의 전반적 변화를 견인했다. 학생인권조례가 없는 지역에서도 그 간접적 영향으로 두발복장규제나 자율·보충학습 강제 등의 직접적 학생인권 침해가 줄어든 듯 보인다.

그러나 학생인권조례의 등장이 곧 학생인권의 전면적, 전국적 보장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학생인권조례 자체만 보더라도 여러 지역에서 학생인권조례 제정 시도가 실패하였고 주민발안을 통해 발의된 조례안이 상위법 위반이라며 무효화되거나(충북)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는(경남) 사건이 발생했다. 전국 17개 광역 시·도 중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역은 아직 6곳뿐이다. 학생인권조례 정착 과정에서도 여러 어려움이 있어 조례가 기대만큼의 효과도 발휘하지 못하게 된 맥락도 있다. 2010년대 초반 이명박 정부에서는 학생인권조례에 무효 소송을 제기하고, 「초·중등교육법」 및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악하는 등의 대처로 학생인권조례가 뿌리 내리려던 초기에 발목을 잡았다. 당시 학칙에 용의복장 등의 사항을 기재하도록 한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최근 되돌려졌지만, 학칙을 학교장이 정하게 하고 교육감의 감독을 지운 법률은 아직까지 유지되고 있다. 비록 교육부의 무효 소송은 기각되었으나, 학교 현장에서도 ‘학생인권조례는 상위법 위반이다’, ‘곧 폐지될 것이다’, ‘효력이 없다’라는 등의 악선전이 흔했고 학교에서 학생인권조례를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분위기가 조성됐다.

 

 

 

학생인권조례가 없는 지역의 ‘그렇다’는 응답률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역의 ‘그렇다’는 응답률

차이

두발 길이나 모양 제한

66.1%

39.6%

26.5%p

면티/양말 색깔 제한

32.2%

17.5%

14.7%p

치마/바지 길이, 폭 제한

68.7%

55.4%

13.3%p

화장/미용제품 제한

71.8%

62.1%

9.7%p

수업외시간 핸드폰 제한

84.0%

74.4%

9.6%p

동의 없는 소지품 검사

23.2%

11.5%

11.7%p

직접 체벌

32.4%

23.5%

8.9%p

간접 체벌

40.6%

30.5%

10.1%p

강제성 서약서, 동의서

24.4%

14.7%

9.7%p

 

약 5년 전 조사이지만, 국가인권위원회가 2016년 12월 발표한 중·고등학생 대상의 〈학교생활에서의 학생의 인권 보장 실태조사〉에서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역과 없는 지역을 비교한 분석을 참고할 만하다. 가장 눈에 띄게 차이가 나는 것은 26.5%p 차이가 나는 두발자유 보장 여부이다. 복장자유 부분이나 휴대폰, 소지품 검사 등 관련 항목에서도 9-15%p가량의 차이로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역이 더 인권 침해 경험 응답률이 낮았다. 체벌에서도 10%p 내외의 차이가 있었다. 이에 반해, 학생회 활동, 학칙 제개정 시 의견 수렴, 표현의 자유, 차별, 휴식시간 등에 관한 결과에서는 학생인권조례가 있는 지역과 없는 지역 사이에 거의 차이가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학생인권조례가 학생의 신체와 사생활을 억압하는 학교 규칙을 개선하는 효과는 컸으나, 그 외의 영역에서는 효과가 별로 없다고 해석할 수 있다.

또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학생인권조례가 시행 중인 지역도 두발·복장규제와 휴대전화 등 소지품 검사 및 제한, 체벌 등의 경험 비율이 상당히 높게 나타난다는 점이다. 보다 최근에 서울시교육청 등에서 공식 실시한 실태조사의 결과 역시 두발규제나 체벌 등의 고질적 학생인권 침해 문제가 근절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령 서울시교육청에서 2020년 2월 발표한 조사 결과에서는 중학생의 21.0%가 ‘간접체벌’이 자주/가끔 발생한다고 답했고, 종교계 학교 고등학생 중 45.1%가 종교시간에 참석을 원치 않아도 대안을 요청할 수 없다고 답했다. 2019년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가 전국 중고생 2,87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에서도, ‘교사에 의한 손발이나 도구를 활용한 체벌’은 자주 또는 가끔 있다는 응답이 16.5%, ‘교사에 의해 앉았다 일어서기, 오리걸음 등 부담스러운 자세 및 동작을 반복하여 신체적 고통을 주는 체벌’은 자주 또는 가끔 있다는 응답이 24.4%로 나타났다. 두발규제는 53.0%, 겉옷이나 신발, 장신구 등 복장에 대한 규제는 65.4%가 자주 또는 가끔 있다고 응답했다.

즉, 학생인권조례 등의 정책은 두발·복장규제 및 체벌 등의 직접적 학생인권 침해를 빈도를 감소시키고 정도를 약화시키는 효과는 발휘했으나, 학생인권 보장을 확고한 원칙으로 자리 잡게 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실제로 2021년, 서울 지역 학교들 포함 수십 개 학교에 존재하는 속옷, 양말, 가방 색깔 규제, ‘똥머리’ 금지 등의 ‘황당’해 보이는 용의복장규제 내용들이 알려지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러한 규제들(특히 ‘속옷 규제’)을 둔 학교들에 대해 컨설팅을 시행하여 개정시키겠다고 나섰다. 그러나 그 내용은 학내 절차를 거쳐 규정 개정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라 이러한 규제들의 폐지를 장담할 수 없다. 또한 어째서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시행 이후 10년이 지났음에도 이러한 규제들이 가능했는지를 돌아봐야 하며, 과연 서울시의회나 언론 등을 통해 이슈화되지 않았다면 교육청이 학칙을 개정하도록 적극 나섰을지도 물어야 할 것이다.

학생인권조례 시행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이제는 학생인권 문제 다 해결된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곤 한다. 그러나 앞서 정리했듯 학생인권조례가 없는 지역이 다수이기도 하며, 학생인권조례가 시행 중인 지역도 고전적인 학생인권 문제조차 완전히 해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과거 워낙 심각했던 상황에 비하면 학생인권 현실이 나아진 것을 부정할 수는 없으나, 학생인권이 보장된다고 하기도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이러한 괴리가 생긴 원인으로 ▲교육청에서는 학생인권 정책을 선언적으로 발표하고, 반면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학생인권 문제가 학교 재량에 상당부분 맡겨져 있는 법체계, ▲수도권 중심의 언론 보도 등에서 학생인권조례가 미제정된 지역이 소외되는 현상, ▲청소년의 삶의 문제와 학교 현실에 무관심한 사회의 문제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실태 파악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는 교육청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2021년 11월, 17개 시·도교육청에 학생인권 사안 중 두발규제, 겉옷 규제, 치마 관련 규제, 속옷 규제, 휴대전화 소지 금지, 정치활동 금지 등이 학칙에 존재하는지 여부를 파악하고 있는지, 이러한 문제의 개선을 위해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 등을 질의하여 답변을 받았다. 질의한 항목들은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반복하여 또는 최근에 권고한 사안, ▲교육부 등에서 개선 지도했고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사안, ▲최근 청소년 참정권 관련 법 개정으로 관심이 필요한 사안을 추려서 정했다. 이는 학생인권 실태를 알아보는 동시에, 교육청들이 학생인권 보장을 위해 얼마나 실태를 파악하고 노력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돌아온 답변들을 보면, 시·도교육청 중 관련 학칙 실태를 파악하고 있는 교육청은 8곳뿐이었다. 2021년 말 또는 2022년 초까지 파악, 집계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응답한 강원, 경남, 인천 교육청을 제외하더라도 6개 교육청은 대표적인 학생인권 사안에 관련해서도 학칙 현황을 전혀 파악하고 있지 않은 셈이다. 또한 부산시교육청은 자료를 회신하긴 했으나 인권을 침해하는 학칙을 전 영역에서 파악하고 있다고 보기 어려웠다.

 

 

교육청

광주광역시

교육청

서울특별시

교육청

전라북도

교육청

제주특별자치도

교육청

두발의 길이 또는 모양, 색을 제한하는 학칙

7

(2020 기준)

43

288

중 36

고 24

춘추복·하복·동복의 착용기간을 정하여 제한하거나, 교복 위 겉옷 착용을 금지 또는 착용기간 제한하는 학칙

4

(2020 기준)

통계 미보유

106

중 5

고 8

치마 교복을 강제하는 학칙

0

7

130

중 2

고 10

치마의 길이를 제한하는 학칙

0

206

미파악

중 27

고 18

속옷의 착용 여부, 색 등을 제한하는 학칙

0

28

(2021 내

개정 예정)

미파악

중 6

고 8

교내 휴대전화 소지 자체를 금지하거나 등교 시 휴대전화 일괄수거 학칙

13

166

82

초 104

중 43

고 25

정당가입 및 정치참여를 금지하는 학칙

3

(후반기 삭제 예정)

122

77

초 60

중 41

고 30

학교장 허락 없는 외부활동을 금지하는 학칙

3

(후반기 삭제 예정)

130

미파악

비고

 

 

 

 

교육청

경상북도

교육청

부산광역시

교육청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

전라남도

교육청

두발의 길이 또는 모양, 색을 제한하는 학칙

353

(복장 규정도 포함)

55교 중 49교 제·개정 이행

21

52

춘추복·하복·동복의 착용기간을 정하여 제한하거나, 교복 위 겉옷 착용을 금지 또는 착용기간 제한하는 학칙

129

55교 중 45교 제·개정 이행

6

추후 파악 예정

치마 교복을 강제하는 학칙

치마와 바지 선택 규정이 있는 학교는 210

9교 중 9교 제·개정 이행

1

3

치마의 길이를 제한하는 학칙

자료 부존재

1교 중 1교 제·개정 이행

11

추후 파악 예정

속옷의 착용 여부, 색 등을 제한하는 학칙

(두발규제 관련 집계에 포함됨)

2교 중 2교 제·개정 이행

0

추후 파악 예정

교내 휴대전화 소지 자체를 금지하거나 등교 시 휴대전화 일괄수거 학칙

412

72교 중 57교 제·개정 이행

28

68

정당가입 및 정치참여를 금지하는 학칙

자료 부존재

43교 중 41교 제·개정 이행

2

17

학교장 허락 없는 외부활동을 금지하는 학칙

자료 부존재

13교 중 13교 제·개정 이행

4

추후 파악 예정

비고

 

2020년 국가인권위와 함께 고등학교들을 모니터링한 결과

 

 

 

 

좀 더 상세히 살펴보면 학생인권조례가 시행 중인 지역의 경우에도 학칙 현황을 교육청이 제대로 파악하고 있는지, 그 자료가 정확한지는 의구심이 든다. 예컨대 경기도교육청은 “매년 경기도 내 각급 학교를 대상으로 학생생활규정 점검을 실시하여 인권 침해적 규정을 개선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고 답했으나, 교육청이 규정을 점검,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가 아니라 학교 자체적으로 점검·개선하도록 안내한다는 의미로 이해되고, 실제로 학칙 조사 결과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 또한 서울시교육청은 “학생생활규정 학교자체점검 및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응답하였고 집계 자료 역시 학교 자체 점검 결과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내 중고교 700여 곳 중 두발규제가 있는 학교가 43개밖에 안 된다는 자료는 정확하다고 믿기 어렵다(서울시교육청의 2019년 조사에서도 중고생 중 머리 모양 등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40-50%에 달한다). 두발복장규제 등에서는 학생인권을 침해하는 입장인 학교 측의 자체 점검 결과에 의존해서는 학생인권 현황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것은 너무도 분명하다.

학생인권조례가 없는 지역 교육청들도 학칙을 조사, 점검하고 있다고 답했으나 과연 실효성 있게 조사, 점검, 감독하고 있는지는 회의적이다. 예를 들면 대구시교육청은 “현재까지 연차적으로 학교급별로 학생생활제규정을 전수조사하고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규정에 대해 개선권고”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러나 학칙 존재 여부를 집계한 자료는 제공하지 않았다. ‘인권침해 우려가 있는 규정’을 어떠한 기준으로 판단하고 있는지도 알 수 없다. 대구의 수많은 학교들에서 두발규제 등이 일상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두발규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유의미한 조치를 취하고 있지는 않은 듯싶다.

나아가, 학생인권조례가 제정, 시행된 지 8년에서 11년의 시간이 지난 지역들에도 학생인권을 침해하는 학칙들이 다수 남아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라북도 지역의 경우, 학칙을 전수조사하고 학생인권침해 요소가 있는 부분에 제·개정 권고를 하며 컨설팅을 지원한다고 답했으나, 두발규제가 288개 학교, 치마 교복을 강제하는 학칙이 130개 학교라고 응답하였다. 서울 역시 치마 길이 규제나 휴대전화 소지 금지, 정치활동 금지 학칙 등을 존치시키고 있는 학교들은 결코 적은 수가 아니다. 이는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확인되는 바와 같이, 학생인권조례와 교육청의 학칙 개정 권고 및 컨설팅이 학생인권 보장을 담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를 보여준다.

대구 영남고등학교의 사례는 학생인권이 놓인 문제적 상황을 잘 드러내준다. 대구 영남고의 두발규제와 두발단속에 스트레스를 받은 영남고 재학생들은 지난 몇 년간 청와대 국민청원, 국가인권위원회 진정, 대구교육청 민원 등을 반복적으로 제기했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회가 ‘획일적 두발규제는 인권침해’라고 판단하고 두발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학칙을 개정하라고 권고를 했음에도 영남고는 권고 이후 1년이 지나도록 학칙을 개정하지 않았다. 영남고 학생이 교육청에 민원을 낸 것에 대해, 대구시교육청 담당자는 학교 측이 인권위 권고 이후로 두발규제를 개정하여 학생들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고 회신했다면서, 학생생활규정은 학교에서 논의하여 정하도록 되어 있으니 학교에서 논의 과정에 잘 참여해보라는 답변을 했다. 영남고는 인권단체에서 반복적으로 학교 앞에서 피켓팅을 하고 학교장과 면담하는 등의 압박을 가하고 언론에 문제가 여러 차례 보도된 이후 최근에야 두발규제에서 길이 규제를 없애는 변화가 일어났다. 이처럼 교육청들은 겉으론 학생인권 보장을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학교를 감독하거나 학생인권침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며, 국가인권위원회 진정을 내서 개선 권고를 받더라도 학교에서는 이를 잘 따르지 않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학생인권법은 ‘선’을 긋는 것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학생인권조례의 한계를 보완하고, 학교에서의 자의적 학생인권 침해를 방지·해결하기 위해 ‘학생인권 개선을 위한 초·중등교육법 개정’을 주장하고 있으며, 2021년 11월, 이러한 내용의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박주민 의원 대표로 발의했다.

이 개정안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학생인권을 침해하는 학칙을 개정하도록 감독하는 것이 가능하게 하고, 학생인권조례의 근거 조항을 마련 (학생인권조례가 없는 지역에는 제정을 촉진시키고, 이미 있는 학생인권조례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

▲ 두발복장규제, 체벌, 종교강요, 보충·자율학습 강요, 성희롱·성추행 등 대표적 학생인권 침해 행위 금지 명시

▲ 학생 징계 사유를 지금보다 더 한정하고, 징계 시 재심 청구권 등 보장

▲ 학생자치활동 보장, 학생자치기구 법제화

▲ 학칙 제·개정, 학교운영위원회 등에 학생 참여 보장

▲ 학생인권 실태조사 등 교육청의 의무를 명시하고, 각 교육청마다 학생인권옹호관을 둬서 학생인권 침해에 대한 구제 절차 마련

(※ 보다 자세한 내용은 첨부한 법률 개정안 참고)

 

이러한 학생인권법을 제정하는 것은 학교가 학생인권에 관해 지켜야 할 ‘선’을 정하고, 그 ‘선’을 넘었을 때 이를 시정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만드는 일이라 할 수 있다. 현재는 「교육기본법」과 「초·중등교육법」, 「유엔아동권리협약」 등에서 학생인권 보장을 중요한 원칙으로 밝히고 있음에도 그 구체적인 내용은 무엇인지, 학교가 넘어선 안 될 선은 어디인지, 이를 실현하기 위해 어떤 구제 절차와 교육청의 책무가 있는지 등이 적혀 있지 않은 상태이다. 학칙은 학교장의 자율에 맡겨져 있고 교육청은 학생인권을 침해하는 대표적 문제들의 현황을 파악하지 않아도 되며 학생인권 침해에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아도 된다. 국가인권위원회가 학생인권에 관해 수십 년째 비슷한 권고를 반복하고 있어도 이를 따르지 않는 학교도 부지기수다. 아예 학생인권에 관해 제대로 ‘선’조차 그어져 있지 않고 어떤 것이 ‘선’을 넘은 것인지도 말할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학생인권 침해는 개별 학교나 교사의 사소한, 예외적 일탈이 아니라 다수 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는 오랜 관행이고 악습이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더 제도적 접근이 필수적이다. 수백 개, 수천 개의 학생인권 침해가 일어나는 학교들을 일일이 이슈화하고 감사 등을 하는 것은 지나치게 번거롭고 오랜 시간이 걸릴 일이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역시 대한민국 정부에 체벌 등의 학생인권 문제에서 전국 모든 지역이 동일하게 인권이 보장되도록 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학생인권법이 학생인권 문제 해결의 유일하고 절대적인 해답은 아니다. 교육청이나 교육부가 학생인권법이 만들어지기 전에는 학생인권 문제에 손을 놓고 있어도 되는 것도 물론 아니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학생인권법(「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의 형태가 되었든, 시행령 개정의 형태가 되었든 학생인권 문제를 개별 학교 또는 개별 지자체-교육청에 맡겨놓지 않고 제도적으로 개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컨대 교육부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지금까지 권고한 학생인권 문제들을 정리하여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전국 시·도교육청을 통해 학칙을 전수 조사, 파악하는 등의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교육청은 체벌 등 직접적 학생인권 침해를 저지른 교사들에 대해 징계 방침을 밝히고 대안적 교육 방식을 적극 보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의지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학생인권이 보장되는 학교를 만들기 위해 법제도를 어떻게 개혁해야 할지, 관련 기관들은 어떤 노력을 해왔고 어떤 것을 더 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이행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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