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음 활동]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전국 중·고등학교 학생의 정치적 권리 침해 규칙 조사 결과 (2020년)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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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교 절반 이상에 정치활동 금지 규칙,

표현의 자유, 집회·결사의 자유 등 침해 규칙 존재


전국 중·고등학교 학생의 정치적 권리 침해 규칙 조사 결과 발표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청소년 참정권 보장, 학생인권법 및 아동청소년인권법 제정을 목표로 전국 370여 개 시민사회·교육·청소년·인권단체들이 함께하는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입니다.


작년 12월 27일, 선거권 연령 기준을 만 18세로 하향하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통과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다가오는 4월 15일 총선에서부터 만 18세 이상 청소년들도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를 통해 만 18세 이상 청소년들은 선거운동이나 정당 가입 등도 합법적으로 가능해졌습니다. 이는 우리 사회 민주주의 발전의 큰 진전이자 앞으로도 더욱더 확대되어야 할 청소년 참정권 보장의 첫 걸음입니다.


그러나 일선 학교에서는 여전히 학생의 정당 가입, 정치 활동 등을 금지하는 규칙들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이런 문제를 지적한 언론 보도, 일부 지역 교육청들의 학칙 정비 권고 등이 있었습니다. 이에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중·고등학교에 존재하는, 학생의 정치적 권리를 침해하고 청소년들이 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으로서 살아가는 것을 방해하는 규칙들이 무엇이 있는지 조사하여 발표합니다.


조사는 전국 5,600여 개 중·고등학교 중 533개를 표본 삼아 이루어졌습니다. 학교 정보 공시 사이트 또는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된 학교 규칙들을 조사한 결과, 정당 및 정치적 단체 가입을 금지하거나 또는 정치활동을 금지·처벌하는 규칙을 가진 학교들은 중학교 48.4%(153개), 고등학교 64.1%(139개), 중고교 중 54.8%(292개)로 나타났습니다. 절반 이상의 중·고교에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내용의 규칙들이 발견된 것입니다. 중학교보다 고등학교에 이러한 유형의 조항들이 더 많이 존재하는 것으로도 나타났습니다. “학생회의 회원은 정당 또는 정치적 목적으로 사회단체에 가입하거나 정치에 관하여는 활동을 할 수 없으며 학교 운영에 관한 사항을 의결할 수 없다.”(경기 D고등학교), “특별교육이수·출석정지·퇴학 대상 : 정치 관여 행위, 학생 신분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학생”(경북 M중학교)와 같은 규정들입니다.


“학교에서 인정하지 않은 서클에는 일체 참가하지 않으며 교내 공인된 장소나 담당교사의 허락한 장소 외에서는 일체의 모임을 갖지 않는다.” 인천 S중학교의 학생생활규정입니다. 이와 같이 ‘학교장의 허가 없이 단체를 조직하는 것’이나 ‘불온 서클 가입’ 등을 처벌하는 집회·결사의 자유 침해 규칙은 중학교 중 71.2%, 고등학교 중 77.4%에 존재했습니다. “불온 문서를 은닉, 탐독, 제작, 게시 또는 유포한 학생”을 처벌하는 규칙도 조사 대상 중학교 중 50.9%, 고등학교 중 50.7%에서 발견됐고, ‘학교장의 허가 없이 외부 행사에 참여, 출품하는 것’을 금지·처벌하는 규칙도 중학교 중 66.8%, 고등학교 중 70.5%에서 발견됐습니다. ‘사상이 불온한 학생’을 징계 대상으로 명시한 학칙 등 독재 시대에나 어울릴 법한 규칙들도 다수 존재했습니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는 이러한 조사 결과와 더불어 조사 결과에 대한 논평을 함께 발표합니다. 18세 선거권 이후의 학교와 정부·국회의 과제는 이처럼 반민주적·반인권적 학교 규칙과 문화를 개혁하고 청소년의 시민으로서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입니다. 21대 총선에 나선 정당들 역시 청소년의 시민적·정치적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정책을 내놓아야 할 것입니다. 18세 선거권이 학교와 청소년의 삶에도 민주주의가 실현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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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평] 참정권을 처벌하는 학칙을 전면 개정하라

- 18세 선거권 이후의 과제, 반민주·반인권적 학교를 바꾸는 것


‘18세 선거권’ 시행으로 청소년 참정권이 첫 걸음을 뗀 2020년, 민주주의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청소년의 참여가 확대되는 계기가 되리라는 기대가 높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여전히 학교 교문 앞에 멈춰 있다. 민주주의 사회의 기본적 요소이자 시민으로서 보장받아야 할 권리인 참정권과 언론·표현·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중·고등학교의 각종 규칙들은 그러한 현실을 상징한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가 전국 중·고등학교 중 533개를 표본 조사한 결과, 70% 이상의 중·고교에서 학교장의 허가 없이 단체에 가입하거나 집회에 참석하는 것을 금지하는 등 집회·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규칙들이 발견됐다. 정치활동을 처벌하거나 정당 및 정치·사회적 단체에 가입하는 것을 금지하는 규칙 역시 조사한 중고교 과반에 존재했다. ‘불온문서의 제작·게시·배포’를 처벌한다거나 ‘사상이 불온한 학생’을 처벌하는 등 독재정권 시절 만들어졌을 법한 규칙이 존속 중인 경우도 적지 않았다. 교육 개혁의 모델로 칭송받는 유럽과 미국의 교육과정에서는 민주시민교육과 정치교육이 학교의 정규교육과정으로 편성되어있는 것을 비교해볼 때 매우 후진적인 수준이라 할만하다.

18세 선거권 시행 이후, 강원·광주·울산·전남·충남 등의 교육청들이 정당 가입을 금지한 학교 규칙 등을 손보도록 권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은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권고’로 그칠 뿐, 이후 교육청의 실태 파악 및 학칙 개정에 대한 추후 조치가 없는 한 이런 권고는 실효성이 없을 것이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 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고 있는 지역에서도 조례에 보장된 학생의 표현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학칙이 발견된 것은 단호한 후속 조치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또한 교육청의 개정 조치가 정당 가입 금지 부분만을 손본다거나, 선거권이 있는 만 18세 이상 학생의 정당 가입만을 허용한다거나 하는 제한적 변화로 귀결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학생의 시민적·정치적 권리를 부당하게 침해하고 있는 학교 규칙들은 헌법과 유엔아동권리협약 등을 위배하는 것이며, 학생인권 보장 의무를 명시한 초·중등교육법 등에도 맞지 않다.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의 조사에서 드러난 것과 같은 다양한 유형의 학생의 권리를 침해하는 규칙들을 종합적으로 점검,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따라서, 교육청들과 교육부는 학칙에 대한 전수 조사와 인권침해 학칙에 대해 개정 결과를 확인하는 후속 조치를 해야할 것이다.

이러한 학교 규칙들이 아직껏 존속한다는 것은 학교가 얼마나 민주주의의 사각지대에서, 사회의 민주화로부터 뒤처진 기관으로 남아 있었던지를 방증한다. 18세 선거권 이후 학교 규칙들이 논란이 된 것은 학교의 고질적인 문제점이 드러난 것에 불과하다. 이번 조사 결과는 학교 규칙 등을 사실상 학교장의 권한에만 맡겨두고 학생인권 보장엔 소홀한 초·중등교육법의 보완이 필요함 역시 시사한다. 따라서, 현재 선언적인 규정만 담은 초·중등교육법에 교육당국의 학생인권 보장 의무 구체화, 반인권적·반민주적 규칙 및 인권침해 행위의 금지, 인권구제기구 설치 등을 담아 학생인권보장의 법적 기반을 만드는 일이 시급하다. 이것이 최근 설문조사를 통해 발표된 청소년들이 바라는 개혁 입법인 ‘학생인권법(초·중등교육법 개정)’인 것이다.

인권과 민주주의는 교문 앞에서 멈춰서는 안 되며, 학교 안팎에서 보편적으로 보장되어야만 한다. 20대 국회가 18세 선거권을 이루어냈다면, 21대 국회는 청소년이 학교 안팎에서 시민으로서 권리를 보장받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학생/청소년의 인권을 확대하고 보장하는 입법이 실현되어야 한다. 정치적 권리를 침해하는 학교 규칙과 문화를 바꾸는 것이 그 첫 단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총선에 임하는 제 정당은 물론 교육부 및 교육감들의 관심과 행동을 촉구한다.


2020년 3월 29일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붙임 1] 전국 중·고등학교 학생의 정치적 권리 침해 규칙 조사 결과

[붙임 2] (논평) 참정권을 처벌하는 학칙을 전면 개정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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