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인권]국가인권위원회, 학교생활규정(안) 관련 권고 (2002년)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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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인권위원회가 교육부의 학교생활규정 예시안에 대해 종합적으로 권고한 2002년의 자료입니다.

용의복장, 체벌, 정치활동, 학생회 자율성 등 다양한 사안들에 대해 지적하고 있습니다.

내용 요약된 보도자료 본문과 전체 결정문 첨부로 올립니다.




 
<보도자료>
2002년 9월 10일

인권위,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 학교생활규정(안) 관련 권고
체벌금지, 초중등교육법 개정, 학교내 인권상담기구 설치, 등 포함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지난 6월 26일 교육부가 발표한 학교생활규정(안)을 검토한 뒤, "급변하는 사회에서 학칙개정을 유도하려고 노력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지만, 교육부의 예시안이 학생인권의 악화 또는 침해소지가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교육인적자원부장관에 체벌금지, 초중등교육법 개정, 학교내 인권상담기구 설치, 정치활동 금지규정 삭제 등을 권고했습니다.
교육부의 예시안에는 체벌의 기준이 '별도의 장소에서 제3자를 동반하여 실시, 체벌 도구는 지름 1.5cm내외·길이 60cm이하의 직선형 나무, 체벌부위는 남자 둔부·여자 대퇴부, 1회 체벌봉 사용 횟수는 10회 이내' 등으로 자세하게 나와 있습니다. 또한 초중등교육법 제18조 제1항은 "학교의 장은 교육상 필요한 때에는 법령 및 학칙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학생을 징계하거나 기타의 방법으로 지도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대법원도 체벌을 형법상의 정당행위라는 관점에서, 정당행위의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체벌의 목적·정도·방법·부위 등을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체벌은 학생들의 신체적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이며,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처벌적 태도보다 대화와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교사는 학생을 통제하기 위해 체벌을 하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체벌 때문에 불안감, 우울증, 학교강박증, 적개심 등 부정적 감정을 버리지 못하는 게 현실입니다. 국가인권위는 "교육공동체가 회초리를 들지 않고도 교육적 효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적시한 뒤, 교육인적자원부가 체벌의 근거인 초등교육법과 동법시행령 관련조항을 개정해 체벌금지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것을 권고했습니다.
학생의 학교운영 참여와 관련해 현행 교육부 예시안은 '학생회 회원(학생)은 학교운영에 관한 사항을 의결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학생도 학교운영의 책임 있는 한 주체이므로 학교운영에 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 따라서 '학교운영에 관한 사항을 제시할 수 없음'은 '학교운영에 관한 의견을 제시할 수 있음'으로 개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히고, 아울러 초증등교육법 제31조의 개정을 권고했습니다.
현행 교육부 예시안은 학생의 정치활동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는 "인간의 권리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거나 국가안보와 공공질서 도덕 등을 침해하지 않는 한 제한돼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표명한 뒤, "학생들에게도 민주적 방식을 체화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하고, 학교는 학생들에게 인권·평화·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단체 활동 참여를 장려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와 관련 현행법은 만 20세 이상의 성인에 한해서 참정권을 인정하고 있으며, 정당법은 당원의 자격을 '국회의원 선거권이 있는 자'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생활규정에서 정치활동 금지조항을 삭제하더라도 학생은 정당원이 될 수 없습니다.
국가인권위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학교폭력' 문제에 대해서도 검토했습니다. 교육부 예시안에는 '학교폭력추방위원회의 심의 후 실행'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와 관련 국가인권위원회는 "교사 학부모 학생 모두에게 폭력예방 의무를 부과하고 폭력예방 교육과정을 규정하여, 인권의 보장과 인권침해를 예방하고 치유할 수 있도록 학교내에 '인권상담기구'를 설치 운영하기 바란다"고 권고했습니다.
여가활동과 관련해서 국가인권위는 아동의 발달 및 행복추구를 위해 학교생활규정에 '놀 권리' 및 '문화권' 조항이 포함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학생신분에 맞는' 용의사항을 명시한 교육부 예시안에 대해서는 "학생들 스스로 개성을 표현하면서도 학생 개개인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선에서 다시 예시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현장실습 중 본인 부주의로 발생한 사고는 본인이 책임진다'고 규정한 실업고 예시안에 대해서도 국가인권위는 관련조항을 검토한 뒤 "물적 손해에 대한 학생의 책임규정을 강조하기 이전에 학교당국에게 철저한 정보수집과 학생의 안전보장에 대한 의무를 부과할 필요가 있다"고 권고했습니다.
이밖에 국가인권위는 학교생활규정의 목적에 학생인권 보장을 추가할 것, 학생들이 이해하기 쉬운 언어로 학교생활규정을 개정할 것, 장애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한 학교와 교사의 의무 및 통합교육 관련 규정을 마련할 것, 도시와 농촌 및 초등학교와 실업고등학교의 생활규정을 실정에 맞게 달리 규정할 것 등을 권고했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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