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체벌은 국가폭력이다" 청소년단체 간담회를 진행했어요!

관리자
2023-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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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2일, "체벌은 국가폭력이다" 캠페인의 한 활동인 연대 간담회를 했어요! 간담회는 캠페인의 내용과 목표를 소개하고 더 많은 사람들과 의미를 나누기 위해 준비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7월 학부모(양육자)단체 간담회에 이어 청소년-시민전국행동의 소속단체들의 참여로 진행되었습니다. 첫 번째 간담회 때는 두 시간 동안 진행했는데 '함께 나누고 싶은 이야기' 시간이 모자라다는 평가가 있어서 이번에는 총 세 시간으로 시간을 넉넉하게 잡았어요.

청소년-시민전국행동에 함께하고 있는 여러 단체/활동가들이 모여 각자 기억하는 체벌의 경험, 체벌이 근절되지 못하는 이유, 체벌을 경험했던 청소년이자 시민으로서 받고 싶은 사과 혹은 약속 등을 주제로 토론하며 문제의식과 이해를 넓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체벌은 국가폭력이다” 학교 체벌의 국가 책임을 묻는 OO 동참/지지 선언>이 만들어진다면 꼭 담고 싶은 문장'을 각자 하나씩 써보고 그 문장을 읽으면서 마무리했습니다. 그중 몇 가지를 살짝 소개하며 후기를 마칩니다! 


💬 '맞아도 되는 사람'이 있다고 여기게 한 국가는 사과하라.

💬 간접체벌도 폭력이다. 국가는 '생활지도' 의 명분 아래 폭력 조장 중단하라.

💬 허락되어야 할 아내 구타의 기준을 국가가 발표한다면? 고문.강압 수사의 기준을 국가가 발표한다면? 체벌은 오래도록 구각가 방조했고 지금은 대놓고 지시하는 '국가'폭력이다.

💬 학생을 성적으로 서열화하는 것은 반인권적 폭력이다.

💬 '체벌'이라는 단어만 등장해도 이 사회의 모두가 기겁하는 날이 올 것이다.

💬 국가는 학생들의 학력, 국가의 경쟁력 등의 명분 삼아, 학생들의 성적/성과를 위해 학교에서 폭력이 자행되는 것을 조장하고 묵인해서는 안 된다.

💬 전두환이 설령 발포 명령을 직접 안 했다고 해도 5.18에 책임이 있듯이 때리라고 명령하지 않았어도 교육부의 책임이다.


🔸 이 사업은 '인권재단 사람'의 지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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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벌은 국가폭력이다

국가가 조장한 체벌, 국가에 사과받자


학교에서 교육/훈육이라는 이름으로 학생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 당연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이제 학교에서의 체벌은 사라져야 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학교에서는 많은 학생들이 여러가지 형태의 폭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손이나 발, 도구를 이용한 폭력행위 외에도, 몸에 무리를 주는 자세나 동작을 시켜서 고통을 주고,

폭언이나 벌칙 등으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창피를 주는 방식으로 학생들을 '훈육'하는 것은 인권침해입니다.


이는 비단 그런 방식으로 학생을 가르치려는 교사 개인의 잘못이 아닙니다.

교사 혼자서 여러명의 학생을 '통제' 해야 하고, 

학생들은 결코 감당 가능하지 않은 양의 교육과정을 꾸역꾸역 따라가야 하는

교실의 풍경, 교육 제도 자체에 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체벌은 국가의 책임입니다.

옛날에도 틀렸고, 지금도 틀린 방식입니다.

더 이상 교사가 인성이 나쁘다, 요즘 학생들은 싸가지가 없다로 서로 싸우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교사가 좀 더 여유있게 한 사람 한사람을 살필 수 있도록,

모두가 허겁지겁 교과 진도를 따라가느라 일률적인 모습을 강요받는 일이 없도록,

교육 시스템을 바꿔야 합니다.

폭력적인 교육을 경험했던 사람/세대들,

그리고 여전히 겉모습은 조금 다르지만 폭력적인 교육을 경험하고 있는 현재의 학생들,

모두 국가에 책임을 묻고, 국가에 사과 받읍시다.





1. 국가는 학교에 대한 관리책임이 있습니다.


초ㆍ중등교육법 제6조에, 국립학교는 교육부장관의 지도ㆍ감독을 받으며, 공립ㆍ사립 학교는 교육감의 지도ㆍ감독을 받는다. 

라고 하여, 국가와 지방자체단체 행정 기관들이 각 학교를 감독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국가에서 ‘인가’받아 학교를 설립할 수 있도록 해서, 학교로 기능하기에 충분한지 검토하는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국가에서는 학교 설비와 운영하는 교과목 등은 꼼꼼하게 따져 묻지만, 학생들의 생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인권침해적 내용이 담긴 학칙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징계의 내용 등은 학교의 ‘재량’이라며 인권을 보장하는 기준에 맞게 고치도록 강제하기를 주저하고 있습니다.



2. 한국은 1991년 국제아동권리협약을 비준했습니다.


한국에서 1991년에 비준한 유엔국제아동권리협약에는 제 19 조 (모든 형태의 폭력 및 학대로부터의 보호)라는 조문을 통해 아동의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울 권리를 국가가 나서서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1.  당사국은 부모나 법정대리인, 기타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는 동안 모든 형태의 신체적 정신적 폭력, 상해나 학대, 방임 또는 방치하는 대우, 성적 학대를 포함한 가혹한 처우나 착취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하여, 모든 적절한 입법적 행정적 사회적 및 교육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2. 이러한 보호조치는 아동 및 아동 양육자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사회계획의 수립과본 조 제1항에 규정된 아동학대 사례에 대한 다른 형태의 예방은 물론, 학대사례를 확인 보고 조회 조사 처리 추적하고 적절한 경우 사법적 개입이 가능한 효과적인 절차가 포함되어야 한다

 

더불어 유엔아동인권위원회의 8번 일반논평을 통해 근절되어야 할 폭력의 항목에 도구나 손으로 때리는 것과 더불어, 불편한 자세를 유지하도록 하는 것, 경시하는 것, 창피를 주는 것, 모욕하는 것, 겁을 주는 것, 아동을 비웃는 것이 포함된다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한국 정부가 국제협약/조약에 비준한다는 것은, 협약의 내용을 한국 안의 법과 동일하게 존중/적용한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1991년에는 물론, 일반논평이 나온 2007년에도 그리고 현재 조차도 교육에서 폭력이 완전히 근절되지 않았습니다. 한국의 교육부는 2011년 초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서 체벌을 일부 금지한 이후로는 어떠한 적극적인 법적 조치도 취하고 있지 않습니다.



3. 교사를 힘들게 하는 것은 학생들이 아니라 교육 제도입니다.


어떤 이들은 한국 교육 현실 상, 교사가 학생들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일정 정도의 체벌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한 명의 교사가 일정한 수업시간동안 여러 명의 학생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기에 그 중 일부가 수업을 방해하거나, 집중하지 못하거나, 교사가 하라고 시킨 것을 하지 않으면 교실 안이 혼란스러워지고, 이를 짧은 시간 내에, 효과적으로 통제해야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학생들에게 벌을 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교실에 조용히 앉아서, 교사가 지시하는 대로 일사불란하게 같은 것을 하는 교육의 모습이 모두에게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학교 시스템은 일부의 집중 잘 하고, 차분하고, 얌전하고, 학습 내용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주의가 쉽게 흐트러지고, 다양한 것을 하고 싶어 하고, 딴 짓도 하고 싶어 하는 보통사람 또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도록 디자인 되어야 합니다.

산만한 사람에게 벌을 주고 겁을 주어 차분한 사람으로 ‘가공하는’ 것, 그래서 학교 교과목들이 전달하는 지식을 잘 외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교육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이런 교육의 구조는 그대로 둔 채, 한 교실을 교사가 혼자서 감당해 내라고 하는 것은 부당합니다. 체벌이라는 폭력적인 경험을 국가의 책임 하에 있는 공공기관에서 학생 모두가 경험하도록 방치하는 것 역시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부당한 일입니다.

획일적이고 경쟁적인, 체벌 없이는 지속가능하지 않은 교육제도를 바꿔나가야 합니다.